대선 5후보,한국일보 토론회서 비자금의혹 연설대결

  • 입력 1997년 10월 17일 13시 51분


신한국당 李會昌 국민회의 金大中 자민련 金鍾泌 민주당 趙淳총재와 李仁濟전경기지사 등 대선후보 5명은 17일 한국일보가 「97대선과 우리 정치가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국민회의 金총재의 비자금 의혹을 둘러싼 연설대결을 벌였다. 특히 李會昌총재는 金총재의 비자금 의혹과 관련, 검찰수사 등을 통한 엄정처리를 촉구한 반면, 金총재는 신한국당의 폭로를 「조작」이라고 주장하고 정치자금에 대한 조사를 하려면 金泳三대통령의 대선자금과 李총재의 경선자금도 함께 조사해야 한다고 맞섰다. 李총재는 『경제위축이나 국민불안을 구실로 삼아 정치부패를 슬그머니 넘겨버리자는 일부 주장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 『정치비리는 사실이 밝혀진 이상 엄정히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李총재는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의 정치풍토가 오늘의 총체적 비리와 비능률의 구조를 가져온 근본원인』이라며 『정경유착의 부패한 정치관행은 21세기를 눈앞에 둔 이 시점에서만큼은 깨끗이 청산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회의 金총재는 『증시지수가 6백이하로 폭락하고 어음부도율과 해외신용도가 추락하는 등 경제가 어려워지고 정치, 사회도 불안과 혼란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은 선거에 불리한 여당이 판을 깨려는 정치를 하기때문』이라고 주장했다. 金총재는 특히 『나는 정치자금을 받아 공적으로 썼고 친인척에게 맡겨 놓은 돈은 한푼도 없는데 신한국당은 어떻게 이리 무모한 조작을 할 수 있느냐』며 『조사하려면 金대통령의 대선자금과 李총재의 경선자금까지도 함께 조사하자』고 말했다. 자민련 金鍾泌총재는 『대통령제가 비자금의 원천』이라며 『대통령제를 계속하고 대통령 선거를 하는 한 우리 정치는 비자금 굴레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며 내각책임제 구현을 강조했다. 金총재는 또 『통합의 정치니, 세대교체니 하는 실체도 없는 구호나 상징조작으로 지도자의 자질이 확보되는 것이 아니다』며 다른 후보들을 비판했다. 민주당 趙 淳총재는 『부정부패는 지난 40년동안 이 나라를 지배해온 1인 보스정치에 구조적으로 따라 다니는 병폐』라면서 「1인 보스」정치의 종식을 주장했다. 趙총재는 비자금 파문에 대해 『본질적으로 구시대 세력들이 새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채 살아남기 위한 몸무림』이라며 『이 승패없는 싸움에서 우리정치에 새로운 기운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李仁濟전경기지사는 『우리나라는 21세기를 대비하기는 커녕 현재의 난관에서 주저앉을 심각한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며 『총체적 위기의 근본원인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李전지사는 이어 『망국적인 지역주의와 낡고 부패한 3김정치에 또다시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는 만큼 정치권에 명예혁명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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