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시대/추대방식]통상적 선출절차 생략 『이례적』

  • 입력 1997년 10월 9일 08시 03분


8일 북한이 공식 선포한 김정일(金正日)의 노동당 총비서 추대는 김일성(金日成)시대와 다른 새로운 절차에 의해 진행됐다. 북한 노동당 규약 24조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총비서를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당의 최고지도기관인 당대회를 소집, 중앙위원들을 선출한 뒤 대회 마지막날 이들이 참석하는 1차 전원회의에서 총비서를 뽑는 것이 북한의 통상적인 당총비서 선출 절차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 「특별보도」에서 총비서 선출권이 있는 당중앙위 전원회의가 열렸는지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통일원은 북한이 내부적으로 당중앙위 전원회의를 열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전례없는 절차에 의해 총비서를 선출하는 마당에 공연히 절차의 적법성에 관한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이유가 없다는게 그같은 관측의 근거다. 어쨌든 북한이 이번에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오는 주민들의 추대 의지에 따라 김정일이 총비서에 오른 것처럼 연출한 것은 북한이 처한 어려운 현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이례적인 절차로 풀이된다. 당대회를 열 경우 그동안의 정책과 업적을 평가하고 새로운 정책을 대내외적으로 천명해야 하는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총체적 난국에 봉착한 북한으로선 이를 소집할 엄두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는게 통일원의 분석이다. 〈한기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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