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 총비서 시대]김일성死後 김정일 행적

  • 입력 1997년 10월 8일 19시 52분


94년7월8일 김일성(金日成)이 사망한 후 김정일(金正日)은 이번에 총비서로 선출되는 절차를 밟게 될 때까지 3년3개월여간 국가통치의 전면에 나서지 않은 채 막후에서 북한을 이끌어 왔다. 이 기간에 그는 국방위원장과 군최고사령관으로서 주로 군부대나 건설공사현장 등을 시찰하는 경우에만 공개석상에 모습을 나타냈을 뿐 외빈접견 신년사발표 대중연설 등 과거 김일성이 하던 공식행사는 거의 하지 않았다. 김일성 사망후 김정일이 처음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94년7월20일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추도대회에서였다. 김정일은 이어 김일성 사망 1백일 중앙추모대회에 참석(10월16일)하고 단군릉(10월29일)과 청류다리(11월1일)를 시찰하는 것을 끝으로 그해의 공식행사를 마무리했다. 김정일은 95년엔 1월1일 인민군 제214부대를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모두 33회의 공식행사에 나타났다. 이중 인민무력부장 오진우(吳振宇) 문병과 조문, 장례식 참석을 포함한 19회는 군관련 행사였다. 그는 같은 해 김일성사망1주기 중앙추모대회(7월7일)와 김일성 시신을 안치한 금수산기념궁전 개관식(7월8일)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차츰 통치자로서의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당창건50주년기념탑(10월5일)을 시찰하고 청류다리 금릉2동굴 개통식(10월9일)에 참석한 것 외에 당창건을 경축하는 열병식과 1백만 군중 시위(10월10일)를 진행한 일 등은 그같은 사례라 할 수 있다. 김정일은 96년엔 군관련 행사 37회를 포함, 모두 50차례에 걸쳐 공식행사에 등장했다. 그는 특히 합창단 협주단 등의 각종 예술공연을 모두 14차례에 걸쳐 관람하고 용문대굴 칠보산 구월산 등의 문화유적지를 4차례 시찰, 그가 알려진 바와 같이 문화 예술분야에 관심이 많음을 보여 주었다. 그는 올해 들어선 1월1일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하고 만경대혁명학원을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난 5일까지 모두 47회에 걸쳐 공식행사에 나타났다. 이는 종전의 행보와 차이가 없었으나 다만 지난 8월4일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조국통일 유훈을 철저히 관철하자」는 통일노작을 발표한 것은 권력승계를 앞두고 그가 구상하는 대남정책의 일단을 드러낸 것으로 주목을 끌었다. 김정일은 그러나 지난 95,96년의 수해와 올해 가뭄 해일로 북한주민들이 수년간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지역을 전혀 시찰하지 않았다. 그가 군부대방문을 빈번히 해 왔다는 점에 비추어 민생문제 해결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한기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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