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총재，『ＤＪ 못믿겠다』말은 하지만…

『DJP라고들 하는데 왜 JPD는 안되느냐. JPD라고 가정했을 때 DJ가 과연 JP를 믿을 수 있겠느냐』 부산을 방문중인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총재는 지난달 30일 「단일화협상에서 남은 문제가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신의 최근 심중(心中)을 이렇게 표현했다. 바닥세를 면치 못하는 지지율, 그리고 DJ(김대중·金大中 국민회의총재)로의 단일화가 기정사실화하는 최근의 「우울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다. 여기에는 만약 서로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신뢰성의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하소연이 담겨 있다. 김총재는 이번 지방방문 동안 계속해서 신뢰성의 문제를 제기했다. 『지금까지 수다한 약속들이 어겨지는 과정을 지켜봤다. 어떻게 지키느냐를 확실하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석에서는 DJ를 「못 믿을 사람」으로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그러나 단일화문제에 관한 김총재의 방향은 정해진 듯하다. 『국민들 앞에 과정을 공표하고 확인을 받아야 한다. 또 어겼을 때는 국민들이 「정의의 사도」가 돼줘야 한다』는 발언에서도 단일화쪽으로 기운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JP를 수행한 당직자들도 『김총재가 진짜 마음을 비운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단일화시기에 대해서는 『10월 정계의 양상을 봐가며 바로 「이때다」 할 때 결단을 내리면 된다』고 말했다. 결국 마지막 관건은 DJ에 대한 JP의 신뢰여부인 것 같다. 〈부산〓이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