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李대표 밀긴 했는데』…지지율상승 확신못해 착잡

  • 입력 1997년 9월 10일 20시 05분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8일 전격적으로 「이달말 총재직 이양」 방침을 밝힌 뒤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회창(李會昌)대표에 대한 청와대의 공식적인 지원은 이것이 사실상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마지막 카드」를 던지고 난 청와대의 기상도는 여전히 「잔뜩 흐림」이다. 문제의 핵심인 이대표의 지지율 반전에 대해 그저 「희망적 관측」을 하고 있을 뿐 아무도 선뜻 「자신있는 예측」을 내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대통령도 이대표 외에 대안이 없다는 판단 아래 「이대표 세우기」의 모양새를 갖춰 주었으나 『실제로는 걱정하고 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아무튼 청와대가 고심하는 대목은 추석 이후의 지지율 추이다. 청와대측은 추석 이후 이대표의 지지율이 급상승, 단숨에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를 제치고 1위에 복귀할 가능성에는 기대를 걸지 않는다. 회복세를 보이더라도 「막판 역전」을 노리는 지구전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보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이대표의 지지율이 2∼3%라도 오름세를 보이면 흔들리던 당내 비주류 진영이 안정되고 범여권 결속도 순조롭게 진행돼 역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와대측은 일단 이대표의 지지율이 안정 상승 추세로만 돌아선다면 총재직 이양 이후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 등을 끌어들이는 「내각제 논의」도 용인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이대표가 「차기 임기중 논의」를 전제로 한다면 김대통령의 「임기중 개헌불가」 입장과도 배치되지 않는다는 논리에서다. 그러나 지지율이 제자리 걸음 혹은 하락추세를 보일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 그렇게 되면 그야말로 「모든」 가능성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게 청와대쪽 시각이다. 실제로 청와대측은 이대표에 대한 전면지원에 나서기에 앞서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로의 후보교체 △조순(趙淳)민주당총재의 영입 △「반(反) DJ대연합」 등 모든 가능성을 검토했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의 또다른 고민은 이지사의 출마강행 움직임이다. 이미 청와대 관계자들은 『더이상은 막을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체념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들은 그동안 서청원(徐淸源) 서석재(徐錫宰)의원 등 민주계 중진들을 만나 동요하지 말아야 한다는 「김심」을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지사가 출마를 강행하고 이대표의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에는 당은 파국을 피할 수 없다고 보는 듯하다. 청와대 내에서 『추석 이후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계속 흘러나오는 것도 이런 상황 때문이다. 〈이동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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