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시장 『밀어준다면 한번…』, 대선출마선언 초읽기

  • 입력 1997년 8월 9일 20시 37분


趙淳(조순)서울시장의 대선출마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조시장의 출마가능성이 한단계 높아진 것은 무엇보다 민주당 李基澤(이기택)전총재의 당권포기 때문이다. 포항보선에서 패배한 후 지난달 31일 총재직을 내놨던 이전총재는 당시만 하더라도 조시장을 대선후보로 추대하는 대신 총재직은 다시 맡는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이전총재의 구상은 『두번 죽으려 하느냐』는 부인 李慶儀(이경의)여사의 극력반대로 제동이 걸렸다는 후문이다. 또 이전총재를 추종하던 대부분의 당소속 서울시의원들도 조시장을 옹립해야 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이전총재는 지난 7일 최종적으로 「2선후퇴」를 결심, 조시장에게 『당권도 주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는 10일 미국으로 떠난다. 「사즉생(死卽生)」의 길을 택한 셈이다. 이같은 상황변화로 조시장은 민주당입당과 대선출마의사를 거의 굳혀가고 있다는 것이 서울시나 민주당 인사들의 전언이다. 조시장이 출마를 검토하는 배경에는 「DJP단일화」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즉 金大中(김대중) 金鍾泌(김종필)총재로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자체여론조사 결과 자신이 당선될 수도 있다는 계산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또 선거막바지까지 김대중총재보다 지지도가 떨어질 경우 후보사퇴를 하며 김총재지지 선언을 함으로써 야권후보단일화나 정권교체에 기여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생각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내년 서울시장선거에서 재선이 쉽지 않다는 현실도 대선출마를 결심하게 만든 주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조시장의 한 측근인사는 『솔직히 시장재선이 어려울 바에는 대선에 출마해도 밑질 것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런 정황들을 감안할 때 민주당과 金元基(김원기)전의원이 이끄는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간의 조시장 추대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조시장추대선언을 통해 선수를 친 통추는 늦어도 이달말까지는 조시장 추대위를 결성할 계획이다. 민주당도 11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張壽完(장수완)대표를 비롯한 서울시의회의원 등 50여명이 추대결의대회를 갖는 것을 시작으로 추대 움직임을 공식화한다. 민주당은 대선출마자의 공직사퇴시한(9월18일)과 전당대회일정(8월28일) 등을 감안, 전당대회 이전에 출마선언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물론 사이가 좋지 않은 민주당과 통추간의 관계설정이 과제로 남아 있다. 하지만 이전총재가 「통추배제」의 강경입장에서 후퇴한 상황이어서 조시장이 결심만 한다면 행동통일은 시간문제라는 견해가 많다. 〈최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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