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대의원들이 본 경선과정]『경쟁과열 성숙위한 과정』

  • 입력 1997년 7월 20일 20시 44분


신한국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은 여당 사상 초유의 실질적 자유경선이라 할 수 있다. 그 때문인지 후보도 7명이나 됐고 경선과정에서도 갖가지 파문이 그치지 않는 등 잡음이 극심했다. 우여곡절 끝에 21일 전당대회를 치르는 신한국당 대의원들은 당의 경선과정을 어떻게 지켜봤을까. 또 무엇을 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어떤 개선책을 바라고 있을까. 대부분의 대의원들은 당의 경선과정에서 불미스러러운 사건이 잇따랐던 데 대해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경선과정 전반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엇갈렸다. 경북도지부부위원장인 白水根(백수근·49)씨는 『후보가 여러명 나와 경쟁이 과열되는 바람에 다소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지만 민주주의가 성숙돼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강원 원주갑의 李龍子(이용자·44·여)대의원은 『후보들이 경선과정에서 서로를 비난하는 모습이 안타까웠고 국민에게도 좋지 않게 비쳤지만 전당대회에서 단합된 모습을 보인다면 다 잘 해결될 것』이라며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이대의원은 특히 『여성대의원을 의무적으로 20% 이상 선출하도록 해 여성의 참여를 보장한 것은 참으로 좋았다』면서 『시도별 합동연설회를 통해 후보들의 정견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도 긍정적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심(代心·대의원들의 마음)」을 왜곡하는 사례가 있다며 점수를 낮게 준 대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전북 군산을의 文勉鎬(문면호·47)대의원은 『경선은 하향식이 아니라 밑에서 위로 민의가 수렴되는 형식이 돼야 한다』며 『그러나 일부 당 관계자가 밑에서 올라오는 민의를 왜곡하는 일이 있어 아쉽다』는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이번 경선은 우리 당의 큰 축제이며 앞으로 본선도 남아 있는데 예선에서부터 후보끼리 비방하고 흠집을 내는 일이 있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우려속에서도 희망적인 조짐이 보였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 서초갑 구의원인 金玉子(김옥자·55·여)대의원은 『많은 후보가 지지자를 동원하는 등 불미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돈쓰지 않는 선거를 실천한 후보가 보였던 것은 그런대로 바람직한 대목』이라면서 『돈쓰지 않는 정치관행이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고 낙관했다. 한편 대의원들은 후보간 합종연횡 움직임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한결같이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그를 중심으로 합심,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며 일부 후보의 탈당설을 경계했다. 〈김정훈·정용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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