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의 여권에 대한 손짓이 따사롭다.
김총재는 18일 밤 대구에서 신한국당 李漢東(이한동)고문과 만나 1시간동안 밀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임시국회소집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에는 신한국당 李壽成(이수성)고문과 골프회동을 가졌다. 김총재는 최근 『내가 집권하면 2년내에 권력구조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이고문의 권력분산론에 대해 『가장 건설적인 안이며 어떤 면에서 우리당과 같은 생각』이라고 화답했다.
김총재는 21일에는 신한국당 金宗鎬(김종호)의원과 골프회동을 갖고 오는 24일 전당대회 직후에는 崔秉烈(최병렬)의원과도 만날 계획이다.
한동안 야권후보단일화를 통한 정권교체를 강조하던 김총재가 잇따라 여권인사와 만나는 배경은 무엇일까. 이는 최근 당 실무진이 만든 「정국전망과 대책」이라는 대외비문건의 기조와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이 문건은 『DJP단일화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여권내 내각제 동조세력과 「범보수대연합」을 모색해야 한다』고 건의하고 있다.
그러나 김총재의 행보가 어떤 「열매」를 맺을지는 미지수다. 金龍煥(김용환)사무총장은 『내각제주창의 원조(元祖)인 우리당과 김총재를 중심으로 결집해야 한다』며 여권과의 「무분별한 연대」에 일정한 선을 그었다.
또 여권주자들은 김총재와의 궁극적인 연대보다는 7월21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신들의 세(勢)를 과시하기 위해 김총재를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인상이 짙다. 물론 김총재도 그같은 점을 알고 있다.
따라서 김총재의 행보는 후보단일화협상을 앞두고 국민회의를 압박하면서 앞으로 전개될 대선정국에 대비하려는 「이중(二重)행보」라는 분석이다.
〈대구〓이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