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종고문,『소집단의견 강요말라』 돌연 정발협 공격

  • 입력 1997년 6월 11일 19시 58분


신한국당의 朴燦鍾(박찬종)고문과 金德龍(김덕룡)의원이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를 향해 일제히 포문(砲門)을 열어 그 배경을 둘러싸고 해석이 분분하다. 이들의 비판논리는 「당심(黨心)왜곡 반대」(박고문), 「지역주의 배격」(김의원) 등 이질적이다. 그러나 자신들과 밀접한 연(緣)을 맺고 있는 정발협을 노골적으로 비난한 대목은 눈길을 끌만하다. 물론 박고문의 경우 『정발협과 나라회의 구성원들이 소집단의사를 일반 당원들에게 집단의사로 강제하는 조짐이 보이면 강력 대응하겠다』며 정발협과 나라회를 함께 겨냥했다. 그러나 누구보다 정발협의 지원을 기대하는 박고문이 갑자기 강공으로 나선 것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당안팎에서는 李壽成(이수성)고문과 박고문 등을 저울질하고 있는 정발협에 대해 「공개적인」 압박을 가해야 할만큼 박고문의 처지가 다급해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김의원의 지역주의 배격론은 또다른 성격이다. 지난달 김의원이 정발협에서 축출될 때부터 이미 예고된 일이긴 하지만 정발협이 드러내놓고 「영남연합」 논리를 확산시키자 호남출신인 김의원으로서는 더 이상 참기 어려웠던 것 같다. 김의원이 『당의 경선과정에서 잘못된 지역분할 구도의 움직임이 일고 있고 동지들이 그에 따라 서로 갈등하고 나뉜다면 우리들이 살아온 인생역정을 부정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비장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정발협 가입자중 김의원계 원내외위원장이 30여명에 이르기 때문에 정발협의 단일후보 추대작업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대선예비주자들의 공개적인 비판에 정발협은 일단 침묵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이원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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