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 대선자금」쇼크…정태수씨 『金대통령측에 전달』

  • 입력 1997년 5월 8일 20시 07분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총회장이 대선자금으로 6백억원 이상을 金泳三(김영삼)대통령에게 제공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야당은 즉각 김대통령의 직접 해명을 요구했고 여당은 당혹해하며 시국수습 방안 모색에 나섰다.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는 8일 朴寬用(박관용)사무총장과 숙의한 뒤 이날 오후 김대통령에 대한 주례보고에서 『국정이 더 이상 표류해서는 안되며 대선자금 문제와 관련해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솔직히 고백, 국민 앞에 사과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국당은 이와 함께 金賢哲(김현철)씨 사법처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고위당정회의 등을 통해 새출발을 다짐하고 올 연말 대선을 돈 안드는 깨끗한 선거로 치를 수 있도록 고비용 정치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정치개혁안을 마련, 야당과 협상하기로 했다. 한 고위관계자는 『대선자금 잔여금 문제와 한보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사실이 터져 나오는 바람에 문민정부의 백본(Backbone·뼈대)에 해당하는 도덕성과 개혁이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돼 버렸다』고 말했다. 국민회의 鄭東泳(정동영)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제 대선자금과 한보몸통은 같은 사안으로 묶여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김대통령과 신한국당은 대선자금의 진실과 한보몸체에 관해 실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자민련 安澤秀(안택수)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김대통령 부자는 이제 국민과 역사 앞에 자신들의 죄과에 대해 진정으로 참회하고 속죄하는 모습을 보이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7일 정총회장이 지난 92년 대선직전 김영삼 당시 민자당대통령후보에게 거액의 대선자금을 제공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달한 자금의 규모는 『그동안 야권이 주장해온 6백억원보다는 많지만 1천억원에는 못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최영묵·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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