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金龍煥(김용환)사무총장이 8일 「내각제 세력의 후보단일화」를 내세운 것은 전당대회를 10여일 앞둔 국민회의측에 마지막 쐐기를 박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국민회의가 내각제로 당론을 변경하지 않으면 단일화협상은 있을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총장의 이날 발언 속에는 金大中(김대중) 金鍾泌(김종필)총재간의 「DJP연합」으로 한정돼 있던 야권후보단일화의 문호가 국민회의에만 열려 있지 않다는 뜻도 들어 있다.
이는 국민회의측의 미온적인 태도에 더 이상 연연해하지 않겠다는 경고성 발언이다. 김총장이 『연말 대선은 내각제 추진세력과 대통령제 고수세력간의 정권경쟁구도가 될 것』이라며 범 내각제 지지세력의 연합을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김총장은 지난 6일 국민회의 韓光玉(한광옥)사무총장과 만나서도 국민회의측이 주장하는 내각제와 후보단일화를 일괄타결하겠다는 입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거듭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김총장은 「최후통첩」에 가까운 강경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김총장은 국민회의측에 다소 시간적 여유를 주기도 했다. 「국민회의측 전당대회까지 내각제를 당론으로 채택하라」는 기존의 입장에서 다소 후퇴, 『어느 시점이 됐든 내각제당론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타협의 여지를 남겼다. 어쨌든 양당간 「대권(大權)공조」의 분기점인 19일 국민회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양당 사이의 힘겨루기 양상은 더욱 노골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민련은 10일 임시간부회의에서 향후 당의 진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정리한다는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