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재·정용관기자] 현시국 최대현안인 한보사태 대정부질문을 그런대로 무난하게 넘긴 국회는 본회의가 25일 「金大中(김대중)색깔론」의 돌출변수로 여야가 격돌, 유회되는 파행을 빚었다.
○…이날 진통은 신한국당 李龍三(이용삼)의원이 대정부질문 원고에 김대중총재의 「안보관」을 비난하면서 정계퇴진을 요구한 사실을 국민회의 金玉斗(김옥두)의원이 발견하면서부터 시작. 김의원은 사전배포된 이의원의 원고를 읽다가 문제된 내용을 보고 이를 朴相千(박상천)총무에게 알리고 朴光泰(박광태)의원 등과 함께 신한국당 徐淸源(서청원)총무에게 『삭제하라』며 거세게 항의.
국민회의측 의원들은 金守漢(김수한)의장의 거듭된 질서유지 종용에도 불구, 의석에서 일어나 여당측을 향해 『야당총재를 간첩으로 만들 수 있느냐』 『간첩돈 받은 ×(놈)은 너희 당에 있어』(韓英愛·한영애의원) 『이게 무슨 짓이야』(李海瓚·이해찬의원)라며 고함치는 등 강력히 반발.
이에 신한국당 의원들도 『너희가 뭐야』 『여자가 여자다워야지』 『대통령은 마음대로 헐뜯고 야당총재에 대해서는 아무말도 못하느냐』고 맞대응해 본회의장에 험악한 분위기가 일자 김의장이 정회를 선포.
○…본회의 정회후 국민회의는 긴급의원간담회 및 김총재주재의 긴급간부회의를 잇따라 열어 김총재 「용공음해」에 따른 대책을 논의.
의원들은 『정부와 신한국당 안기부에 의한 매카시선풍의 신호탄』이라며 사과와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등 강경한 자세를 보였으나 당사자인 김총재가 『국회를 공전시키지 말라』고 주문, 문제된 내용의 삭제를 전제로 국회를 정상화하기로 결의.
김총재는 이날 예정에 없던 간부회의에 참석, 『전혀 사실이 아니므로 과잉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자제를 촉구.
○…신한국당도 이날 고위당직자회의를 세차례나 열어 국회파행에 대한 대책을 숙의. 오전에 열린 두차례의 회의에서는 許大梵(허대범) 이용삼의원의 원고내용에 문제가 없다며 야당측 요구에 일절 응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정리. 그러나 국회공전으로 이날 金泳三(김영삼)대통령 대국민담화의 의미가 변색될 우려가 제기되면서 서총무는 허의원과 이의원을 운영위원장실로 불러 해당내용의 삭제의사가 있는지를 타진.
이 자리에서 두 의원은 원고내용이 사실이거나 아니라면 김총재가 입장을 밝혀야할 사안들이라며 거절했다.
○…여야 3당총무들도 이날 본회의 정상화를 위해 국회의장실 운영위원장실 등 장소를 옮겨가며 세차례 접촉끝에 통일 외교 안보관련 대정부질문은 오는 3월3일로 미루고 본회의를 유회하는 선에서 파문을 매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