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정용관 기자] 22일 봉수초등학교에서 열린 국민회의의 인천 서구 보궐선거 정당연설회는 쌀쌀한 날씨 탓인지 청중이 3백여명에 그치는 등 「단하(壇下)」는 썰렁했으나 「단상(壇上)」의 열기는 뜨거웠다.
이날 金大中(김대중)총재 등 연사들은 일제히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차남인 賢哲(현철)씨를 집중 공격했다. 김총재는 연설에서 『국정의 모든 분야에서 김대통령의 아들이 개입하지 않는 곳이 없다』면서 『국민들은 대통령이 한보사건의 총책임자이고 그 아들과 청와대 고위간부들이 관련된 것으로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총재는 특히 현철씨가 피의자 또는 참고인 자격이 아닌 고소인 자격으로 검찰조사를 받은 것과 관련, 『검찰을 믿을 수 없다』며 『국회 TV청문회와 특별검사를 통해 철저히 의혹을 파헤치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한보사건은 지난 대선에서 수백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정권이 은혜를 갚기 위해 저지른 것으로 국민들은 알고 있다』면서 『이번 보궐선거에서 趙韓天(조한천)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해 연말의 대선 승리의 길을 열어 달라』고 호소했다.
김총재에 앞서 연설에 나선 鄭東泳(정동영)대변인은 『김대통령의 최대 실정(失政)은 아들의 고삐를 풀어놓은 것』이라며 『현철씨가 도대체 누구길래 검찰이 모셔다가 융숭한 대접을 할 수 있느냐』고 여측을 질타했다. 또 김한길의원은 『김대통령이 국민이 무서운 줄 알고 겸손한 태도로 잘못을 빌고 용서를 빌어야 나라가 산다』고 말했다.
한편 자민련측에서는 韓英洙(한영수)부총재 李麟求(이인구)의원 등이 찬조연사로 나섰고 아직 지지표명을 하지 않은 李薰國(이훈국)인천서구지구당위원장을 제외한 다른 인천지역 지구당위원장을 조후보의 공동선거대책본부장 및 부본부장으로 임명하는 등 야권공조를 한껏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