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의원「자성편지」]한보사태 착잡한 심정 피력

  • 입력 1997년 2월 20일 20시 01분


[이원재 기자] 한보비리에 정치인이 연루돼 정치권에 대한 비난여론이 비등하던 이달초 신한국당 李祥羲(이상희·부산남구갑)의원은 한보사태에 대한 소회(所懷)를 담은 편지 4만여통을 지역구민에게 발송했다. 이의원은 편지에서 정치인이 검은 돈의 유혹에 넘어갈 수밖에 없는 정치현실을 솔직히 털어놓으면서 「깨끗한 정치」의 실천을 다짐했다. 그는 편지에서 『한 지역구에 줄잡아 몇 십개가 넘는 모임, 한달에 수십건이 넘는 경조사가 있다. 초선의원은 한달 최소 1천만원이상, 중진의원은 3천만원이상이 정치권에서 공인된 지구당 운영비』라며 지구당체제의 폐해와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구당 운영적자를 메우기 위해 재력가나 후견인에게 매번 손을 내밀고 신세를 지게 된다면 유권자나 지역을 위한 일보다는 신세를 갚기 위한 일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결국 정치는 「돈의 악순환」 「거래의 덫」에 걸려 어떤 식으로든 부패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의원이 내린 결론이다. 그러면서 그는 『한석봉의 어머니가 인간적 애정조차 멀리하면서 아들이 최고전문가가 되도록 독려한 것처럼 유권자들이 국회의원을 뽑을 때도 전문정치가가 되어 국가발전에 열중하라고 주문해야 할 것』이라며 지역구민의 이해를 구했다. 이의원은 편지 말미에서도 『돈없는 우리의 아들 딸들이 성실한 노력과 창의적 전문성만으로 의원이 될 수 있는 정치 토양을 일궈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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