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망명/자필서신내용 요약]

  • 입력 1997년 2월 13일 20시 34분


쏘(소)련식 사회주의하에서 독재가 심했다 하지만 오늘 북에서와 같은 세습적인 1인 독재는 없었다. 후계자는 날 때부터 「광명성」으로 태어나 자기 아버지의 지위를 계승하기로 하늘이 결정한 것으로 선전하고 있다. 이들 부자들을 신격화하기 위한 형용사가 모자라게 되자 자연현상까지 「위대한 장군님」과 결부시켜 신비화하고 있다. 북에서의 상황은 「위대한 수령」을 찬양하고 수령에 대한 충성과 효성을 맹세하는 것으로 아침부터 밤까지 일상화되어 있다. 남의 청년학생들이 북이 사회주의가 아니고 봉건주의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북에 대하여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위대한 수령님」이 얼마나 교만하고 안하무인격으로 되였(었)는가 하는 것은 지난해 12월7일 자기 측근자들에 대한 담화를 정리하여 당조직들에 내려보낸 다음과 같은 문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금 인민들이 당중앙위원회의 지시를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은 나의 권위 때문이지 당조직들과 당일군(꾼)들이 일을 잘하여 그런 것이 아닙니다』 『지금 나의 사업을 똑똑히 도와주는 일군(꾼)이 없습니다. 나는 단신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위대한 장군님」은 위대하다, 천재다 하고 자화자찬하다가 이제는 자기가 정말 천재인가 생각하게까지 되였(었)다. 무조건 복종하도록 독재체제를 세워놓고는 충실한 부하들한테서도 도움을 받는 것 없이 단신으로 일하고 있다고 뻔뻔스럽게 말하고 있다. 무자비한 탄압과 허위와 기만으로 충만된 암흑의 땅에서 인민들은 목숨을 보존하기 위하여 「위대한 장군님」 만세를 부르고 있다. 남북의 평화적통일을 실현하자면 남북간의 경제력 차이를 하늘과 땅차이로 만들어야 한다. 남의 경제가 일본을 따라잡자면 정치적으로 안정되어야 하겠는데 지난해 8월에는 대규모 학생소요가 일어났고 또 이번에는 로(노)조에서 대규모적인 파업을 일으켜 경제발전에 지장을 주고 있다. 북의 애국주의적 립(입)장에서 이런 현상을 바라보면 미련하기 짝이 없고 학생들과 건방진 도로지도자들에 대하여 격분을 금할 수 없으며 이런 자들은 민족반역자로서 단호하게 처형하였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그들이 왜 그렇게 정치적으로 암둔한 행동을 하게 되였(었)는가 하는 것을 랭(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대중관리를 소홀히 한 남의 정치인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남조선의 정치가 이렇게 약해가지고서는 민족의 숙원인 조국통일문제도 해결할 수 없고 잘못하면 북의 독재자들 군국주의자들의 침략의 희생물로 될 우려까지 없지 않다. 남의 정치를 바로잡기 위하여서는 우선 남을 불바다로 만들 기회만 노리고 있으며 남을 내부로부터 와해시켜 보려고 모든 힘을 다하고 있는 북의 침공에 대비하기 위한 투쟁력(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군대를 강화하고 안기부를 강화하는 것이다. 남의 정치를 바로잡기 위하여서는 강한 여당을 건설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당의 정치수준이 높으면 각계각층을 통일 단결시킬 수 있고 학생소요나 로(노)동자들의 파업같은 것은 얼마든지 정치적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안기부법과 로(노)동법을 개선하여 국회에서 통과시킨 것은 좋은 일이지만 여당이 각계각층속에 들어가 정치사업을 대대적으로 벌리(이)는 사업을 선행시켰더라면 이번과 같은 대중적 소요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로(노)동자들이 파업을 일으키고 시위를 하여도 여당이 군중을 가지고 있지못하다 보니 정책을 지지하는 적극적인 시위와 집회를 주동적으로 조직하지 못하고 그저 법에 의거하여 경찰에 의지하여 대중운동과 싸우는 피동적 립(입)장에 서지 않을 수 없게 되여(어) 있다. 대북정책 통일문제를 국가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에 놓아야 한다. 북은 남을 공격하는 무력통일을 기본정책으로 하고 여기에 모든 것을 복종시키고 있다. 지금 식량난이 너무 심하고 경제가 마비상태에 있기 때문에 당장 전쟁을 일으킬 수는 없겠지만 전쟁준비를 첫자리에 놓고 모든 일을 꾸미고 있다. 남이 아무리 경제를 발전시켜도 북의 침공을 받게 되면 하루아침에 재떠미(잿더미)로 된다는 것을 전체 국민이 인식하게 하여야 한다. 남북간의 긴장상태를 음페(은폐)하지 말고 대중에게 바로 인식시키며 북의 군국주의를 계속하여 경제를 더욱 약화시키도록 하여야 한다. 북의 경제를 약화시키는 한편 북의 인민을 구원하기 위한 운동을 광범히 벌려(여)야 한다. 북의 약점을 정면으로 공격할 것이 아니라 더욱 조장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북의 지도자는 멋없이 허장성세하고 자기를 굉장한 존재로 내세우고 교만하게 행동하고 있다. 남은 이것을 비방할 것이 아니라 더 조장시키는 것이 좋다. 북을 개혁 개방에로 끌어내오려고 정면으로 노력할 것이 아니라 북의 지도자는 자존심이 강하기 때문에 자기가 선택한 독창적인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해주면서 개혁 개방을 하지 않고 봉건적 쇄국정책을 실시하여 인민대중을 기아와 빈궁에 빠뜨리고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소개함이 필요하다. 북이 4자회담 등에서 좀 양보하는 것 같이 보이면 그야말로 정반대되는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대화는 백해무익하다. 그보다 교류를 강조함이 필요하다. 남의 학생들이 수천명씩 북에 와서 6개월 정도 있으면서 북의 비참한 상태를 보게함이 필요하다. 림(임)수경과 같은 학생을 1, 2명 들여보내면 전력을 다하여 속일 수 있다. 대량적으로 들여보내는 전술을 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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