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家臣 한보연루]석연치않은 홍인길-권노갑의원 해명

  • 입력 1997년 2월 6일 07시 53분


[임채청 기자] 신한국당의 洪仁吉(홍인길)의원과 국민회의의 權魯甲(권노갑)의원은 한보로부터의 수뢰설에 대해 『안받았다』(홍의원) 『받았다』(권의원)는 식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두사람이 5일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털어놓은 설명내용을 살펴보면 여전히 의문점이 남는다. 우선 홍의원이 수뢰설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 덧붙인 부연설명 가운데 『나를 두고 실세(實勢)라고 하지만 나는 바람이 불면 날리는 깃털에 불과하다』고 말한 대목부터 많은 사람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의문의 핵심은 두가지다. 첫째는 과연 홍의원이 「깃털」인가 하는 점이다. 홍의원은 여권 사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에게는 그동안 「실세중의 실세」로 통하는 인물이었다. 그만큼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을 뿐 아니라 지근(至近)거리를 유지해왔던 몇 안되는 사람중하나였다.따라서홍의원 자신의 실제위상이야 어떻든그를보는 외곽의 시선은 「실세중의 실세」였고 로비대상으로 손색이 없는 인물임이 분명했다. 둘째는 홍의원 얘기처럼 자신은 「깃털」이라면 과연 「몸통」은 누구였느냐는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 이 대목에 대한 홍의원의설명은없지만보기에 따라서는 「외압의 실체는 따로 있는데 왜 나를 건드리느냐」는 의미로 해석될 소지가 없지 않다. 즉 세간(世間)에 떠도는 배후 실체를 우회적으로 시인한 것으로해석될여지를남겼다는 얘기다. 권의원의 얘기중에도 우선 『나는 당시 재경위원도 통산위원도 아니었다』는 대목은 공감을 얻기 힘들다. 국민회의의 속사정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기업들의 로비가 소관 상임위에 따라 이루어진다고 보는 사람은 드물다. 로비대상의 선별기준은 당연히 당내 위상이고 따라서 권의원 정도라면 소속 상임위에 관계없이 기업인들이 접근할 대상이라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권의원이 5일 아침에야 金大中(김대중)총재에게 보고했다는 해명도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설득력이 약하다. 김총재와 권의원의 관계가 그런 정도라고 믿는 사람은 당안팎을 통해 별로 없다. 따라서 권의원 설명의 사실여부와는 별도로 「분신(分身)과 다름없는 권의원이 돈을 받았다면 어떤 형태로든 김총재도 관련되지 않았을까」하는 의문이 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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