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르 향수 새 광고, 원주민 비하 논란 휩싸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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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적’ 뜻의 향수 ‘소바주’ 광고… 원주민 이미지 사용해 차별 논란

구찌, 프라다 등 세계적 명품 브랜드에 이어 프랑스 디오르도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디오르는 이날 미 유명 배우 조니 뎁(56)이 모델인 향수 ‘소바주(sauvage)’의 새 광고 영상 예고편을 공개했다가 비난을 받았다. ‘sauvage’는 프랑스어로 ‘미개한’ ‘야만적’이란 뜻이다. 뎁은 이 영상에서 미 원주민 전통 복장을 입고 원주민 부족 ‘쇼니’족 기타리스트인 링크 레이의 유명 곡을 연주했다. 또 다른 부족 ‘로즈버드수’족 무용수가 전통 춤을 추는 장면도 등장했다.

동영상 공개 후 ‘야만적’이란 이름의 제품을 미 원주민 이미지와 결합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AP통신은 “자신들의 조상이 ‘야만인’이란 이유로 백인들로부터 학살됐던 원주민의 아픈 상처를 후벼 판다”고 지적했다. 원주민 문화를 마치 오랜 유물처럼 그려낸 점도 비판을 받았다. 원주민 출신 하네이 게이오가마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역사학과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원주민의 이미지만 차용해 이를 마케팅 도구로 삼았다”고 비판했다.

디오르는 해당 광고를 미 원주민 및 원주민 인권단체의 협조를 받아 만들었다고 주장했지만 군색한 변명이란 비판만 거세졌다. 결국 디오르는 해당 영상을 모두 삭제했다.

올해 1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는 흑인을 연상시키는 터틀넥 스웨터를 제작해 인종차별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프라다도 흑인 얼굴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한 캐릭터 상품으로 비난에 휩싸였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인종차별#디올#소바주#디올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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