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공수특전여단 표대천 원사, 20년동안 산골 노부부 아들이 된 ‘태양의 후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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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일 돕고… 병원 모셔가고…
명절-생일마다 찾아가 인사

표대천 원사(가운데)와 정완구 박복희 씨 부부. 육군 제공
표대천 원사(가운데)와 정완구 박복희 씨 부부. 육군 제공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노부부를 “엄마, 아버지”라고 부르며 20년 넘게 아들 역할을 해 온 특전사 부대원이 있다. 주인공은 육군3공수특전여단 표대천 원사(53).

표 원사가 모시는 분들은 경기 하남시 남한산성 일대에 사는 정완구(74) 박복희 씨(71·여) 부부. 이 부부는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지만 표 원사를 “아비야”라고 부른다. 영락없는 부모 자식 관계로 보인다.

이들의 인연은 1996년 시작됐다. 특전사령부 예하 707특수임무대대에서 근무하던 표 원사(당시 상사)는 지인 소개로 부대 인근에서 남의 밭을 빌려 농사를 짓던 부부를 알게 됐다. 부부는 관절염, 허리 통증에도 불구하고 매일 밭일을 하고 농작물을 시장에 내다 팔아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표 원사는 매일 새벽 부부 집에 들러 밭일을 챙기기 시작했다. 부부를 병원에 모시고 가고, 모종을 심고 수확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표 원사의 자녀들까지 명절이나 부부의 생일마다 찾아가 인사를 드린다.

표 원사는 “처음엔 어려운 분들을 돕겠다고 시작했는데 이제는 친부모나 다름없다”며 “1997년 어머니에 이어 지난해 아버지를 여읜 내게 이분들이 베풀어준 정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겨울엔 난방비를, 김장철엔 김장비용 등 수시로 10만∼40만 원의 ‘용돈’까지 드리는 아들이 됐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육군3공수특전여단#표대천 원사#태양의 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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