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8회 한일 국회의원 친선 축구대회에 참석한 양국 의원들이 경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했다.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실 제공
“후반전에 한국 팀이 골키퍼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로 바꿔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8회 한일 국회의원 친선 축구대회’ 직후 만찬을 마련한 서울의 한 고깃집. 일본 측 국회의원축구연맹 회장인 에토 세이시로(衛藤征士郞) 의원은 이렇게 인사말을 하며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일본 측이 4 대 8로 졌지만 김 대표의 ‘선방’으로 후반전에 3골을 넣으며 체면치레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에토 의원은 건배사에서 “한일 관계가 감정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오늘 축구대회를 시작으로 한일 관계가 새롭게 킥오프를 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경기 후 만찬장까지 이어졌다. 김 대표는 참석자들에게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돌린 뒤 “참석한 일본 의원들 한국 폭탄주 맛있게 드시고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나중에 아베 신조 총리도 한국 의원들과 폭탄주 한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한일의원연맹 한국 측 회장으로 이날 만찬을 주재한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은 “메르스 사태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임에도 일본 의원들이 축구 경기를 위해 한국을 방문해 줬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한일 관계가 부드러워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날 경기는 새누리당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가 전반전에만 헤트트릭(3골)을 기록하는 등 한국팀이 일본을 압도했다. 후반전에 한국팀은 ‘일본과의 친선’을 위해 정의화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서 의원, 김 대표 등 ‘원로급 선수’를 대거 투입했다. 특히 골키퍼로 투입된 김 대표는 몸에 맞는 유니폼 하의가 없어 상의만 운동복을 입은 채 양복 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로 긴급 투입됐고, 내리 3골을 허용하며 한국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한일의원축구대회는 1998년 시작됐다가 2007년부터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단됐다. 올해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9년 만에 재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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