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피격때 중국인인 나도 놀랐는데 한국 대학생들은 가요프로 보며 태평”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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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貿協 자격증 국내 유일 ‘3관왕’된 中유학생 저우링커 씨

무역 관련 자격증 3개를 모두 취득한 첫 주인공인 한국 유학 6년차 저우링커 씨.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무역 관련 자격증 3개를 모두 취득한 첫 주인공인 한국 유학 6년차 저우링커 씨.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적어도 제 주변의 중국인 유학생들은 다 그렇게 느낍니다. 한국 젊은이들은 중국에 비해 사명감과 위기의식이 약하다고요. 대신 자신의 미래에 집중하는 것 같아요. 2010년 연평도 피격 때 한국 학생들은 왜 이렇게 태평한가 싶어 적응이 안 됐습니다.”

무역 관련 3개 자격증을 모두 따 한국무역협회를 놀라게 한 24세 중국인 유학생은 25일 한국과 중국 청년들의 차이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저우링커(周凌軻) 씨는 이런 평가를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그는 2007년 한국으로 유학을 와 건국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고교 입학 때 인구 300만 명인 중국 쓰촨(四川) 성 쯔궁(自貢) 시에서 전체 석차 5등을 차지한 수재다.

한국에 온 뒤 배우기 시작한 한국어로 대학 재학 중 국제무역사와 외환관리사에, 이달 초에는 무역관리사 시험에 합격했다. 무역관리사 시험은 올해 처음 실시됐지만 지금까지 이들 무역 관련 3개 자격증을 모두 취득한 ‘3관왕’은 저우 씨가 유일하다.

‘한국 젊은이들이 사명감이 약하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뭐냐’는 질문에 그는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피격 사태를 들었다.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TV 보도를 보는데 옆에서 가요 프로그램으로 채널을 돌리는 한국 대학생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저우 씨는 ‘대학생이 가져야 할 사명감’에 대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국가의 미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던 만큼 ‘천안함 폭침이 한국 경제와 무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묻는 교수의 질문에 별 관심 없다는 듯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 한국 대학생들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한국은 무역을 통해 먹고 사는 나라잖아요. 그리고 북한 이슈가 투자나 주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많잖아요. 상경계열 학생들이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였는데….”

한국 학생들의 ‘사명감 부족’에 대해 저우 씨는 “아마도 한국에서는 당장 학점이 낮으면 취업이 안 되니 젊은이들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형편이 안 돼 그런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저우 씨는 ‘학점에 목매는 한국 청년이 안 됐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이게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학점을 따지지 않는 중국에서는 대학에 입학한 뒤 공부를 게을리 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대답했다.

저우 씨는 중국 젊은이들이 한국 학생들에게 배워야 할 점으로 열린 마음으로 외국 문화를 대하는 태도를 들었다. 반대로 한국 대학생들에 대해 “자기 스스로 별 노력도 않으면서 청년 실업문제 탓만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거나 “평일에도 술을 너무 많이 마신다”고 꼬집기도 했다.

한국 젊은이들에게 “중국에 대해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이 일본을 추격했듯 중국도 한국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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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감#대학생#연평도#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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