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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람속으로

“자폐아 자립 돕자” 사랑은 SNS를 타고∼

입력 2012-04-09 03:00업데이트 2012-04-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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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셜 펀딩으로 7월 문 여는 ‘행복한 베이커리’
경기 안산시 단원고의 특수학급 학생들이 지적장애, 자폐 아동들을 위한 위탁교육 기관인 ‘행복한 학교’ 교육장에서 바리스타 수업을 듣고 있다. 행복한학교는 소셜펀딩으로 모은 1004만 원으로 바리스타 교육과 함께 베이킹 교육도 할 예정이다. 안산=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카페에서 커피 만드는 것, 청소하는 것, 일은 다 즐거워요.”

6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행복한 카페’에서 만난 바리스타 이용석 씨(20)는 영화 속에서 최후의 결전을 앞둔 무사가 도복을 입듯 정성스럽게 앞치마를 두른 뒤 커피를 만들었다. 이 씨는 자폐증을 앓고 있다. 하지만 바리스타로서 커피를 만들고, 손님들과 필요한 대화를 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이 카페는 지적장애·자폐 아동 전문교육 직업학교인 ‘행복한 학교’가 운영하는 곳으로 이 씨는 지난해 바리스타 자격증을 얻어 이곳에 취업했다. 이 씨는 이르면 올해 7월부터 자신과 같이 자폐증을 앓는 친구들이 만든 빵을 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팔 생각을 하면 마냥 즐겁다. 이 일이 가능하게 된 것은 소셜 펀딩 덕분이었다.

지적·자폐 장애를 앓고 있는 학생들이 일할 베이커리의 창업자금은 약 1100만 원. 적지 않은 금액을 ‘십시일반’으로 모으는 일이었지만, 소셜 펀딩을 활용하니 한 달 만에 뚝딱 모금이 된 것이다.

장애학생들은 학교를 졸업한 뒤 성년이 되면 취업할 곳이 마땅치 않다. 특수학교를 졸업하고 직업훈련을 받은 뒤에도 공장에서 부품을 조립하는 일을 하는 등 단순 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바리스타와 제빵사 등이 최근 자폐증을 앓는 청소년들을 위한 취업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바리스타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행복한 학교는 이들이 성인이 돼 일할 수 있는 베이커리를 올해 7월 열기로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올 2월 초 ‘행복한 베이커리’ 창업자금 모금을 위한 프로젝트 설명서를 소셜 펀딩 사이트인 굿펀딩(www.goodfunding.net)에 올렸다.

이런 사연을 담은 프로젝트 제안서가 올라오자마자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빠르게 퍼져나갔다. 적게는 2000원부터 많게는 20만 원까지 300여 명이 이 베이커리 사업에 투자해 한 달 만에 목표 투자금인 1004만 원이 모였다.

사업 제안서를 올린 행복한 학교 장윤실 사업팀장은 “투자금으로 자폐증을 앓는 학생들이 제빵을 배울 수 있는 교육장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이커리에서 만든 빵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행복한 카페와 전화 주문 등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베이커리는 사업장 내에서도 업무 특성에 따라 다양한 업무 분담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씨와 같이 장애를 가진 이들도 잘할 수 있는 분야로 알려져 있다. 장 팀장은 “자폐증을 앓는 아이들은 특정 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나타내거나 민감하다”면서 “숫자에 민감한 친구는 오븐 앞에서 시간을 재거나 계량을 담당하고 촉각에 민감한 아이는 반죽을 담당하면 좋은 하모니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소셜 펀딩이란 ::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대중 모금)이라고도 불리는 소셜 펀딩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불특정 다수의 일반 대중이 조금씩 돈을 내 기금을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사업자금이나 기금을 모으고 싶은 사람들이 인터넷에 사업 프로젝트 제안서를 올리면 원하는 사람이 투자하는 방식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소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www.kickstarter.com)는 2009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약 1만 개가 넘는 모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안산=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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