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국제패션학원 열어 한국 패션 길 열고 닦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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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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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세대 디자이너 최경자 씨

천이 너무 귀해 낙하산이라도 발견되면 그 천을 뜯어다 블라우스를 만들어 입던, 여성들의 패션이라야 ‘몸뻬’ 스타일이 고작이었던 시절 함흥양재전문학원을 열어 한국 패션의 길을 내고 닦았던 국내 1세대 패션 디자이너 최경자 씨(사진)가 25일 별세했다. 향년 99세.

‘한국 패션의 대모’로 불렸던 그는 1936년 일본 도쿄 오차노미즈 양장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이듬해인 1937년 고향인 함남 함흥에 양장점 ‘은좌옥’을 열었다. 1938년 국제패션학원의 전신인 함흥양재전문학원을 세워 국내 최초로 패션 교육을 시작했다. 앙드레 김, 이신우, 안윤정, 박윤수 씨 등 국내 패션계를 이끄는 2만5000여 명의 제자를 길러냈다.

1964년에는 국내 최초로 패션 전문모델을 양성하는 차밍스쿨을 설립했고, 1968년에는 국내 첫 패션 월간지인 ‘의상’을 창간했다. 1976년에는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의 전신인 한국여성실업인회의 초대 회장도 맡았다.

2008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한국 패션 70년, 국제 패션 70년-최경자 헌정 패션쇼’에는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한데도 휠체어를 타고 참석해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신현우(국제패션학원 이사장), 현장 씨(전 국제패션연구진흥원 이사장)와 딸 혜순 씨(국제패션학원 원장 겸 현대의상박물관장)가 있다.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은 28일 오전 11시. 02-2227-7500, 7501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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