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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3월 25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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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을 없애려면 가난한 사람들끼리 서로 돕게 해야 합니다. 부자의 기부에 의존했다면 지금처럼 60년 동안 한결같이 사람들을 돕지 못했을 것입니다.”
2009년 포스코 청암상 봉사부문 수상자인 압둘 사타르 에디 에디재단 대표(81)는 2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에디 대표는 파키스탄에서 1949년부터 무료 응급 진료소와 보육원, 미아보호소 등 315곳의 복지시설을 만들어 가난한 사람들을 도운 공로로 6차례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한국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국제적으로 ‘파키스탄의 테레사 수녀’로 불릴 정도로 유명하다.
에디 대표는 인터뷰에서 ‘풀뿌리 사회봉사’를 강조했다. 특정 고액 기부자에 의존하면 사회봉사 자체가 무력해지고 영리추구 단체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그는 “에디재단의 살림은 다수의 소액기부자와 자원봉사, 그리고 해외에서 에디재단에 주어지는 상금으로 꾸리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청암재단이 이번에 수여한 상금 2억 원도 재단 통장으로 바로 입금됐다.
그의 명성은 방 하나와 옷 한 벌을 제외하면 재산이 전혀 없는 청빈함과 재난이 있는 곳에 정부기관보다 먼저 도착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는 박애정신에서 나왔다.
60년 동안 파키스탄 사람들을 위해 살아온 그에게 개인적인 소원이 무엇인지 물었다.
“사람들이 아플 때 병원에 갈 수 있고 지독한 가난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도록 하는 게 저의 마지막 꿈입니다.”
앞으로의 꿈을 이야기하는 80세 노인의 얼굴에는 어린아이 같은 웃음이 번졌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남홍길 교수, 선린인터넷고-천광호 前교장도 수상
포스코청암재단(이사장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2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2009 포스코 청암상’ 시상식을 열었다.
포스코청암재단은 포스코가 글로벌 사회공헌활동 수행을 위해 박 명예회장의 아호를 따 설립한 재단으로 청암상 시상은 올해로 3번째다.
청암상 과학부문은 남홍길 포스텍 교수, 교육부문은 선린인터넷고와 천광호 전 선린인터넷고 교장, 봉사부문은 파키스탄의 압둘 사타르 에디 에디재단 대표가 각각 수상했다. 이들에게는 상패와 상금 2억 원씩이 전달됐다.
수상자 중 남 교수는 세계 최초로 ‘식물 노화의 유전적 분석’이라는 새로운 학문 영역을 제시한 점이 높이 평가됐으며, 천 전 교장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차별화 교육으로 전문계 고등학교의 새로운 비전과 성공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이 수상 이유로 꼽혔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