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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5월 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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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회 어버이날을 맞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 민정기(72) 씨는 100세가 넘은 아버지 민병욱(104) 씨를 1965년부터 극진한 정성으로 모시는 ‘노총각’이다.
민정기 씨는 1965년 어머니가 고혈압으로 돌아가시면서 홀로 남은 아버지를 자신이 모시겠다고 나섰다.
결혼한 두 형이 “막내에게 맡기면 안 된다”며 모시려 했지만 아버지는 “막내가 편하다”며 민 씨와 함께 지내길 고집했다.
결혼에도 별 뜻이 없었던 민정기 씨는 40여 년 동안 경기 부천시와 고양시에서 밭농사를 지으며 아버지를 모시는 데 힘을 쏟았다.
그는 2년 전 아버지가 노환으로 병원에 입원하자 하루도 빠짐없이 병원에 들러 직접 대소변을 받고 목욕 수발을 들며 간병해 왔다.
민정기 씨는 지난해 1월 뇌중풍(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건강이 악화됐다. 하지만 “부모님이 우리를 키울 때 전혀 힘들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없는데 내가 힘든 게 뭐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물려준 유산과 밭농사를 지으며 모은 돈을 합쳐 수십억 원의 재산을 갖고 있으면서도 텔레비전과 휴대전화 하나 없을 정도로 검소하게 산다.
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1년 전까지 어버이날을 전후해 저소득 노인에게 잔칫상을 마련해 줬다. 또 소년소녀가장에게 매달 15만 원씩 학비를 지원했다. 민정기 씨는 아버지의 호(제봉·啼鳳)를 딴 장학재단을 만들어 가난한 학생을 도울 계획도 세우고 있다. 그는 “바쁘게 살다 보니 결혼하지 못한 게 오히려 불효”라며 “아버지를 모시는 것은 자식으로서 아들의 도리를 다하려는 노력일 뿐”이라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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