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駐유엔 공사참사관, 유엔 여성지위委 의장 선출

  • 입력 2003년 3월 26일 1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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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여성의 미디어 참여를 늘리고 여성에 대한 폭력을 철폐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5일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유엔 여성지위위원회 회의에서 의장으로 선출된 강경화(康京和·47) 주 유엔대표부 공사참사관은 이렇게 말했다.

유엔 여성지위위원회 아시아그룹의 추천을 받은 강 공사참사관은 권역별로 의장을 번갈아 맡는 관례에 따라 이날 회의에서 만장일치의 지지를 받았다. 강 공사참사관은 앞으로 2년간 의장으로 활동하면서 2004년과 2005년 3월에 열리는 위원회 회의 진행을 책임지게 된다. 여성권리 증진을 위해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산하에 설치된 이 위원회는 경제사회이사회에서 선출하는 45개 위원국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은 1994년부터 위원국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95년 세계여성회의에서 채택된 ‘베이징행동강령’의 이행상황을 점검하는 것이 위원회 주요 업무 중 하나”라면서 “양성평등을 이루기 위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베이징행동강령에 맞춰 이행방안을 만들고 각국 정부에 실천을 권고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열린 위원회 회의에서는 여성의 미디어 참여에 대해서는 합의문이 채택됐지만 여성에 대한 폭력철폐 문제는 각국의 견해차가 심해 합의문을 만들지 못했다. 그는 “폭력철폐, 특히 분쟁지역의 여성폭력이나 인신매매를 방지하는데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베이징행동강령 채택 10년이 되는 2005년에는 ‘베이징+10’ 회의가 열릴 예정. 세계 여성계의 기대에 맞춰 알맹이 있는 회의를 계획하는 것도 그의 임무다.

강 공사참사관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매사추세츠대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60년대 KBS의 유명 아나운서 강창선씨의 딸이며 아나운서, 국회의장 국제비서관과 외교통상부 장관보좌관 등을 거쳤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취임 당시 영어통역을 맡았다가 98년 외교부에 특채돼 2001년 유엔대표부에서 인권 사회분야를 담당해 왔다. 남편은 연세대 기계전자공학부 이일병 교수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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