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PC 판매 안승환씨 『물건없어 못팔아요』

  • 입력 1998년 2월 9일 20시 15분


서울 한국외국어대 입구에서 중고컴퓨터 체인점을 운영하는 안승환(安承煥·33)씨는 요즘 업종선택을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야말로 물건이 없어 못팔고 있다는 비명이다. 작년말까지만 해도 쌍용양회 엘리트 사원이었던 안씨가 직장을 박차고 나와 개인 사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달 초. 안씨는 1년동안 나름대로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쳤다. “명예퇴직이다, 조직감축이다 해서 직장 분위기가 얼어붙으면서 더 이상 직장에 몸담고 싶은 의욕을 잃어버렸습니다.” 불황기에 적당한 업종을 찾던 안씨는 중고 컴퓨터로 결론을 내렸다. 컴맹이나 다름없던 안씨는 이때부터 컴퓨터 잡지를 탐독하고 퇴근후에는 컴퓨터에 매달렸다. 만반의 준비를 끝낸 안씨는 미련없이 사표를 던지고 CC마트와 계약을 했다. 20평짜리 가게에 CC마트 회기점(02―261―0075)이라는 간판을 달았다. 총 투자금액은 3천5백만원. △본사 가맹비와 보증금 1천만원 △점포 보증금 1천만원 △물품비 1천만원 △광고비 등 5백만원이 각각 들어갔다. 2천만원은 우체국에서 빌리고 적금 등을 털어 마련했다. 한달여가 지난 2월초 현재 성적표는 일단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하루에 한두대를 팔아 한달 매출이 3천만원 가량. 이중 마진율은 20%선. 직원 한명과 아르바이트생 한명의 인건비, 사무실 및 차량 유지비, 공과금 등을 제하고 난 순이익이 3백만원선. 물품은 본사에서 공급받는다. 중고품 외에도 대기업의 구형 재고품이 30% 가량 된다. 안씨가 특히 신경을 쓰는 것은 애프터서비스. 중고품도 신제품 수준의 애프터서비스를 해줘야 고객을 끌 수 있다. 구입후 6개월간 무료 수리를 원칙으로 한다. 출장시에는 실비 2만2천원만 받는다. “중고컴퓨터 판매업종은 이제 막 성장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년간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이명재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