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방일 앞둔 李 보란 듯 對日 수출 통제… 中 의존 공급망 손봐야

  • 동아일보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2월 31일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31 AP 뉴시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2월 31일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31 AP 뉴시스
중국 정부가 일본 군사력 증강에 도움이 되는 이중용도(민간과 군 겸용) 물자의 일본 수출을 금지하는 고강도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희토류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관련 수출 허가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중국 관영매체의 보도도 나왔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문제 삼아 희토류 등 핵심 자원을 무기로 대일본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희토류는 전투기, 전기차 모터,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다. 중국이 2025년 미국과의 무역 갈등 국면에서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를 꺼내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를 이끌어냈던 것처럼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가 70%가 넘는 일본 산업계의 가장 아픈 급소를 노린 것이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석 달간 지속되면 일본에서 6600억 엔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분석도 있다. 일본 산업계를 흔들어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비난 여론을 고조시키려는 고강도 압박 전술이다.

중국은 대만 문제와 같이 자국의 핵심 이익이 걸리면 노골적인 표적 제재로 응수하고 있다. 중국은 제3국을 통한 우회 대일 수출도 제재하는 사실상의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방침도 밝혔다. 중국산 희토류 등을 수입해 일본 기업에 수출하면 한국 등 제3국 기업도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은 일본 방문을 앞둔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 기간에 보란 듯이 대일본 제재를 감행했다. 중국의 핵심 이익을 침해하면 한국 역시 보복당할 수 있다는 메시지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국이 90% 이상 특정국 수입에 의존하는 ‘절대의존 품목’ 가운데 절반 이상이 중국산이다. 중국은 텅스텐에 이어 은까지 전략물자로 분류하고 수출 통제 대상으로 확대했다.

경제와 안보, 통상과 국익이 연계되는 지경학 시대에 특정 국가에 대한 공급망 의존은 위험을 키운다. 한국은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2019년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제조에 필수적인 3개 화학물질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를 당했다. 2021년 중국이 자국 내 공급 부족을 이유로 대며 갑자기 요소 수출을 통제해 ‘요소수 대란’도 겪었다. 희토류 등 핵심 원자재 공급처를 호주 캐나다 베트남 등으로 다변화하고 비축 물량을 확대해 공급망 위험을 분산시켜야 한다. 폐기된 희토류를 다시 쓰는 재자원화 기술도 확보해야 한다. 아무나 자원 전쟁의 총구를 함부로 틀지 못하도록 핵심 공급망의 약한 고리부터 보수해야 한다.


#중국#일본#희토류#수출 통제#군사력 증강#대만#공급망#전략물자#무역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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