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난민 캠프에 거주하는 미얀마 소수민족 로힝야 난민 상당수가 유엔 난민 등록 카드상 1월1일생으로 기록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미얀마에서 발생한 대규모 난민 탈출 당시 유엔이 임의로 날짜를 기재한 결과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유엔 발급 난민 등록 카드를 분석한 결과, 방글라데시 캠프에 거주하는 로힝야 난민의 67%가 1월1일생으로 등록돼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실제 생일은 1월1일이 아니다. 2017년 미얀마에서는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이 불법 이주민으로 규정되고, ‘인종청소’에 가까운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약 70만 명 이상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탈출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무국적 난민 공동체가 형성됐다.
이 과정에서 유엔은 난민 등록 서류에 임의로 1월1일을 기재했다. 급격히 늘어난 난민 수로 인해 구호 인력의 업무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로힝야 난민 파루크는 “난민 카드는 내가 가진 유일한 신분증”이라며 “실제 생일은 9월 13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잘못된 생년월일 때문에 정체성 일부가 빼앗긴 느낌을 받는다고 전했다.
임의 생년월일 부여는 유엔 난민 시스템에 편입되는 과정에서 다른 지역 난민에게도 종종 발생한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실수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난민들이 정보 수정 요청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글라데시 주재 보호 담당자는 “우리는 계속 정확한 생년월일을 알려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난민들이 생일 정보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지난해 카드 정보를 수정하려던 로힝야 난민 라프산 잔은 다섯 달이 지나 ‘불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 그는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갈 때, 마치 내가 잘못된 서류를 가진 사람처럼 보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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