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간선거 지면 난 탄핵될 것”… 공화 의원들 면전서 ‘압박’

  • 동아일보

‘국회 난입’ 5년 되는 날 90분 연설
하원 5석-상원 8석 많아 ‘역전’ 우려
지지율 추락에 마두로 체포 등 강수
“1년간 내가 이룬 성과 잘 팔면 승리”

“11월 중간선거에서 지면 내가 탄핵당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집권 공화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11월 중간선거에서의 필승을 다짐했다. 현재 상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상실하면 야당 민주당이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도 두 차례 탄핵 위기를 겪었다. 당시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이 모두 하원에서 소추안을 통과시켰지만 상원에서 부결됐다.

5년 전 美 의회 난입 희생자 추도
6일 미국 워싱턴 의회 앞에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이 촛불을 들고 5년 전 의회 폭동 사건의 사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한 그의 지지층은 5년 전인 2021년 1월 6일 의회에 난입했다. 이 여파로 경찰관 1명을 포함한 5명이 숨졌다. 워싱턴=AP 뉴시스
5년 전 美 의회 난입 희생자 추도 6일 미국 워싱턴 의회 앞에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이 촛불을 들고 5년 전 의회 폭동 사건의 사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한 그의 지지층은 5년 전인 2021년 1월 6일 의회에 난입했다. 이 여파로 경찰관 1명을 포함한 5명이 숨졌다. 워싱턴=AP 뉴시스

이날은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한 그의 지지층이 2021년 1월 6일 워싱턴 국회에 난입한 지 꼭 5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 경찰관 1명을 포함해 5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부상당했다. 그런데도 백악관은 웹사이트 안에 당시 시위대를 ‘평화로운 애국 시위대’라고 옹호하는 별도의 웹페이지를 만들었다. 당시 형사 처벌을 받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후 사면한 이들 시위대의 상당수는 이날 워싱턴 도심을 행진하며 자신들에 대한 금전 보상까지 요구했다.

고물가, 생활비 상승 등으로 최근 눈에 띄는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중간선거 등을 계기로 지지율 상승을 꾀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90분 연설서 “선거 지면 탄핵”

트랜스젠더 역도선수 비꼬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워싱턴에서 야당 민주당의 성소수자 우대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여성으로 성을 바꾼 역도 선수가 바벨을 드는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흉내 냈다. 워싱턴=AP 뉴시스
트랜스젠더 역도선수 비꼬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워싱턴에서 야당 민주당의 성소수자 우대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여성으로 성을 바꾼 역도 선수가 바벨을 드는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흉내 냈다. 워싱턴=AP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트럼프-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공화당 정책 포럼에 참석한 의원들을 향해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이기면 “나를 탄핵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이 야당일 때는 민주당 소속 대통령을 탄핵하지 않았지만 자신은 탄핵될 가능성이 크다며 “저들(민주당)이 우리보다 더 악랄하기 때문”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이날 약 90분간의 연설에서 자신의 재집권 첫해가 성공적이었다며 상호관세, 약값 인하, 증시 호황 등을 거론했다. 이어 “이런 성과들이 잘 팔리면 우리는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며 “여러분은 많은 탄약을 갖고 있다. 이걸 팔기만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마두로 대통령 축출 과정에서 단 한 명의 미군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작전”이라고 자찬했다.

AP통신 등은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4년 임기 중 두 차례 탄핵 위기에 몰렸던 그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아들 헌터의 조사를 압박한 외세 결탁 혐의, 지지층의 의회 난입을 부추긴 반란 선동 혐의로 각각 2019년 12월, 2021년 1월 하원에서 모두 탄핵소추안이 통과됐다. 소추안 통과에는 하원 435석 중 과반(218석) 찬성이 필요하다. 다만 상원에서는 100석 중 3분의 2 찬성이 필요해 최종적으로는 모두 부결됐다.

백악관은 같은 날 5년 전 의회 난입 시위대를 옹호하는 내용의 웹페이지를 제작한 뒤 당시 시위대 처벌을 주도했던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증거가 없는데도 시위대를 ‘반란자’로 낙인찍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워싱턴에서는 시위대를 찬성하는 시민들과 비판하는 시민들이 동시에 거리 행진을 벌여 극심하게 분열된 미국 사회를 보여줬다.

● 최근 공화당 의석수 감소도 트럼프 불안감 키워


최근 하원 내 공화당 의석이 감소한 게 트럼프 대통령의 불안감을 부추긴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공화당은 하원 내 218석을 보유해 간신히 과반을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213석)보다 불과 5석 많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었지만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연루 의혹 공개 등을 놓고 결별한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5일 자진 사퇴했다. 6일에는 더그 라말파 의원이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사망해 이틀 사이에만 의석이 두 석 줄었다.

공화당은 상원에서도 100석 중 53석을 점유했다. 민주당은 45석, 친(親)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은 2명이다. 매 중간선거에서 하원은 435석 전원, 상원은 100석 중 3분의 1씩 교체된다.

최근 CNN은 최소 10명의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11월 중간선거에서 의원 재도전 대신 주지사 선거에 출마할 준비를 하고 있거나, 이미 출마 선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정쟁 심화로 중앙 정치의 무용론이 커지고 있고, 대통령의 낮은 인기 또한 의원 재도전을 포기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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