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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톰 크루즈와 이수만[이재국의 우당탕탕]〈68〉

이재국 방송작가 겸 콘텐츠 기획자
입력 2022-06-24 03:00업데이트 2022-06-24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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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국 방송작가 겸 콘텐츠 기획자
톰 크루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이유는 고등학교 때 짝사랑하던 여학생이 있었는데 그 여학생이 나를 버리고 톰 크루즈를 닮은 내 친구에게 가버렸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한다고 편지도 여러 번 보내고, 용돈을 모아서 샀던 LP도 여러 장 선물했는데, 받을 건 다 받아놓고, 나의 순애보는 무시한 채 얼굴만 잘생긴 그 녀석에게 가버리다니. 그 일 이후, 톰 크루즈 나오는 영화만 보면 그 여학생이 떠올라서 나는 톰 크루즈 나오는 영화는 잘 보지 않았다. 하지만 톰 크루즈는 늘 승승장구했다. ‘탑건’은 말할 것도 없고 ‘레인맨’ ‘칵테일’ ‘제리 맥과이어’ ‘미션 임파서블’ ‘마이너리티 리포트’ 같은 멋진 작품들로 매년 자신의 기록을 갈아 치웠고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예인’에도 두 번이나 선정될 정도로 승승가도를 달렸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건, 36년 만에 돌아온 ‘탑건: 매버릭’이라는 영화로 자신의 모든 흥행 기록을 다 깨고, 최고 흥행작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톰 크루즈는 내가 고등학생일 때도 최고의 청춘스타였고 전성기를 보냈다. 그런데 그는 ‘제리 맥과이어’가 나왔을 때도 전성기였고, 많은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진짜 거기가 그의 인생 정점인 줄 알았는데 ‘미션 임파서블’로 또 한번 자신의 기록을 깨고, 전 세계 흥행 열풍을 일으키며 살아 있다는 걸 증명했다. 나는 솔직히 거기가 마지막일 줄 알았다. 제아무리 톰 크루즈라고 해도 더 이상 전 세계 히트작은 안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 개봉한 영화 ‘탑건: 매버릭’으로 다시 자신의 흥행 기록을 갈아 치우다니,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톰 크루즈는 올해 60세이고, 이 영화를 제작한 제리 브룩하이머는 79세다. 어쩌면 톰 크루즈는 지금이 최고 전성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톰 크루즈와 제리 브룩하이머를 보면서 떠오른 사람이 있다. 바로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회장이다. 이수만 회장이 ‘H.O.T.’를 제작하고 성공했을 때, 그 이상의 아이돌은 안 나올 줄 알았다. ‘신화’를 제작하고 성공했을 때도 그 이상의 아이돌은 안 나올 줄 알았고 ‘동방신기’와 ‘엑소’가 나왔을 때도 그 이상의 아이돌은 진짜 안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이수만 회장은 또다시 ‘NCT’라는 아이돌을 만들어냈고 ‘NCT’는 2021년에 1091만 장의 음반을 판매했다. 전성기가 끝난 줄 알았는데 전성기가 계속되고 있고, 매년 자신의 전성기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면 바로 지금이 이수만 회장의 전성기다.

톰 크루즈나 이수만 회장을 보면서 깨달은 게 있다면 “크리에이티브는 늙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기회는 계속 오고, 나의 촉이 살아있다면 절대 노땅은 면할 수 있다. 나이를 떠나서 우리는 모두 멋진 청춘을 보냈고, 나름의 전성기를 보낸 적이 있는 사람들이다. 제발 “이 나이에 뭘∼” “내 나이에 뭘∼” 이런 말은 하지 말자.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이수만 회장도 올해 일흔 살이다. 그러니까 우리도 해보자. 크리에이티브는 늙지 않는다, 다만 노련해질 뿐이다.

이재국 방송작가 겸 콘텐츠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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