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소환 0’ 대장동 법조게이트, 檢 뭉갤 생각 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4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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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남욱-정민용 구속영장 실질심사 검찰이 배임 혐의 공범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 정민용 변호사(왼쪽부터)가 3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김만배-남욱-정민용 구속영장 실질심사 검찰이 배임 혐의 공범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 정민용 변호사(왼쪽부터)가 3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검찰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를 배임 혐의로 추가 기소하고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등에 대해 공범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함으로써 대장동 개발 설계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의 윤곽은 대체로 드러났다. 그러나 화천대유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은 전관 법조인에 대한 수사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박영수 전 특검은 최근 대장동 개발 초기에 저축은행 대출 비리 수사를 막는 데 관여한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그의 딸이 화천대유로부터 받게 될 퇴직금이 5억 원 이상이고 화천대유 보유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아 얻은 시세 차익이 7억∼8억 원에 이른다. 김 씨와 화천대유 보유 아파트 분양을 독점한 업체의 대표인 인척 간의 돈 거래에 관련된 의혹도 거론된다. 권순일 전 대법관은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이재명 전 성남시장 사건 선고를 전후해 김 씨의 방문을 8차례나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대법관을 마친 뒤로 화천대유 고문으로 일하면서 10개월간 1억5000만 원을 받고 대장동 의혹이 불거져 그만뒀다.

검사 출신인 곽상도 의원의 아들은 화천대유에서 퇴직하면서 50억 원을 받았다. 그 밖에 월 1500만 원의 고액 자문료를 받은 변호사 등만도 30명가량에 이른다는 말이 있다. 부동산 개발은 공사가 조금만 지연돼도 막대한 손해를 볼 수 있다. 많은 로비를 해야 하고 로비를 들어준 사람에게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게다가 로비와 대가의 지불이 합법적인 외양을 갖추게 해야 한다. 검찰 수사는 그 숨겨진 실태를 밝혀내는 것이어야 한다.

검찰은 지금까지 박 전 특검의 딸과 곽 의원의 아들을 불러 조사했을 뿐이다. 박 전 특검의 딸이 아파트를 분양받고 권 전 대법관이 김 씨의 방문을 받고 곽 의원 아들이 50억 원을 받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드러난 것이 모두 9월이다. 11월이 됐는데도 박 전 특검도, 권 전 대법관도, 곽 의원도 소환되지 않고 있다. 대장동 설계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잘하고 있지도 못하면서 그것만 내세워 전관 법조인들에 대한 수사를 뭉개려 한다면 ‘제 식구 봐주기’ ‘가재는 게 편’이라는 격렬한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대장동 법조게이트#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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