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조선일보는 대선 손 떼라”는 이재명의 위험한 언론관

동아일보 입력 2021-09-15 00:00수정 2021-09-15 08:59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국회에서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에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보도와 관련해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과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에서 손을 떼라”고 했다. 이 지사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 전직 언론인 A 씨와 그가 모집했다는 투자자 몇 명이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원의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에 참여해 수천억 원의 배당금 수익을 올린 경위가 의심스럽다는 게 보도의 내용이다.

이 지사는 “민영개발이었으면 ‘업자 배불리기’에 들어갔을 개발이익의 상당부분을 공공 환수했다”며 성남시장 시절 자신의 최대 치적이라고 반박했다. 민간사업자 선정과 관련해서는 “실제 소유자는 비공개라 나는 전혀 그 내용을 알 수 없다”며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관련 보도를 겨냥해 “대선후보에 대한 견강부회식 마타도어 보도는 공직선거법이 정한 후보자 비방에 해당한다”고 비난했다. “가짜뉴스를 만들어 정치적으로 개입하고 특정 후보를 공격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은 중범죄행위다” “이런 것이 징벌대상이다” 등의 말도 했다.

실체에 대한 논란과 별개로 이 지사가 특정 언론사를 상대로 경선과 대선에서 손을 떼라고 하는 것은 우려스럽다. 유력 대선주자가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 보도는 하지 말라고 위협하는 걸로 비칠 수 있다. 이런 식이면 다른 대선주자들에 대한 의혹 제기 보도에 대해서는 뭐라고 할 건가.

대선주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나 논란에 대한 검증은 언론 본연의 영역이다. 보수든 진보든 언론이 추구해야 할 기본 책무다. 그 출발점은 ‘의심의 자유’다. 현재 권력이든 미래 권력이든 견제 받아야 한다. 물론 보도에 대한 책임은 언론이 져야 한다. “조선일보는 손 떼라”는 식의 발언은 기본적인 언론의 자유, 언론의 다양성을 너무 가벼이 여기는 태도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경선 때 비슷한 주장을 펼친 적이 있다. 이를 벤치마킹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위험한 언론관이다. 특정 언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워 본질을 흐리고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관련기사

#대선주자#이재명#위험한 언론관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