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구수축 시대… 납세자는 주는데 돈 쓸 공무원은 폭증

동아일보 입력 2021-01-22 00:00수정 2021-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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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많아지면서 인구 감소가 시작됐다.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세금 낼 사람도 줄어드는 시대가 닥친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고용사정도 악화되는 중이다. 예외가 있다면 세금으로 월급 받고, 세금 써서 일을 하는 공무원이다.

출범 이후 지금까지 공무원 9만여 명을 증원한 문재인 정부는 올해도 3만 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두 수치를 합하면 박근혜 정부(4만 명)와 이명박 정부(1만 명)를 합한 것보다도 2배를 웃돈다.

인구가 줄어드는데 공무원을 늘리면 국가재정에 큰 부담이 된다. 공무원은 한번 늘어나면 줄이기 힘들다. 월급과 연금 등 국가 지출 부담은 매년 증가한다. 문 대통령은 공무원 17만4000명 채용을 공약했는데, 9급 공무원으로만 채용한다 해도 30년간 328조 원의 비용이 들 것이라는 게 지난해 국회예산정책처의 추산이다.

재정은 이미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국가채무는 올해 예산 기준 956조 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47% 수준이다. 그러나 2045년이면 그 비율이 99%까지 상승한다. 세금을 낼 수 있는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현재 70%대에서 35년 뒤에는 50%로 떨어진다. 이자 갚기에도 재정이 허덕대는 상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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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에선 재무구조가 나빠지면 구조조정 등으로 생산성을 올리는 것이 상식이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내놓은 중기 행정 수요 전망에 따르면 앞으로 일반 행정, 경제·산업, 교육문화 분야의 행정인력 수요는 감소하고, 사회복지와 국가안전 분야는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정부는 무작정 공무원을 늘리기보다 인력 재배치를 통해 재정 부담을 줄여야 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그제 인구정책 관련 전문가 간담회에서 “생산성을 높여 생산연령인구 감소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다만 민간에는 고통이 수반되는 노력을 요구하면서 공무원만 예외가 되려고 해선 안 된다.
#인구수축#납세자#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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