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소국에 정의는 없다[임용한의 전쟁史]<123>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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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독일군이 기갑부대를 앞세워 폴란드를 기습적으로 침공했다. 이때의 활약으로 독일군의 전술에 전격전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6일 후에 동쪽에서 소련군이 침공해 왔다. 독일과 소련은 폴란드를 분할했다. 폴란드는 영국 프랑스의 지원을 기대했지만, 양국은 지켜볼 뿐이었다. 독일은 자신감을 얻었고, 폴란드 침공은 사실상 제2차 세계대전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이 되었다.

1941년 독일은 소련을 침공했고, 폴란드는 완전히 독일의 영토가 되었다. 2차대전 동안 나라를 잃은 폴란드군은 연합군과 독일군 양쪽으로 징병되었다. 서방 측에서 활약한 자유 폴란드군은 전장에서 용맹을 떨쳤다.

노르망디 전역의 결정판이었던 팔레즈 협곡 전투, 최고의 혈전으로 꼽히는 이탈리아의 몬테카시노 전투, 아른험 공수작전에서 폴란드군은 영웅적인 활약을 했다. 종전 후에 그들에게 돌아온 보상은 배신이었다. 폴란드는 형식적으로는 독립을 했지만, 소련의 위성국이 되었다. 연합군 측에서 활약한 용사들은 강제로 붉은 군대에 인도되어, 살해되거나 수용소로 가거나 자살했다. 약소국에 정의는 없다. 이것이 국제 관계의 진실이다.

구소련의 붕괴로 폴란드는 진정한 독립을 얻었다. 현재 폴란드는 나토 회원국이다. 하지만 폴란드는 아직도 혼란스럽다. 강인한 민족정신, 훌륭한 국토, 산업능력을 갖추었지만 과거의 고통이 남긴 상처가 아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광복 75주년이다. 우리도 폴란드 못지않은 고통과 국제 관계 속의 격랑을 겪었다. 폴란드와 다른 점은 우리는 빠르게 성장하고 사회 안정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폴란드도 우리를 부러워한다. 그들과 다른 점은 스스로 우리의 과거를 비하하고, 시간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이건만 과거의 한쪽 면만이 전부라고 주장하며 그것을 파헤치려 아우성이라는 것이다. 왜곡된 역사관으로 국제 관계도 낭만적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광복 75주년에 우리가 진정으로 깨달아야 할 교훈은 무엇일까?

임용한 역사학자
#광복절#광복 75주년#독일군#폴란드 침공#전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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