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마주 못하는 방어기제의 발동… 국민이 그에게 짐 지운 적 없는데
고통스러워도 짊어진다는 건 유사종교적 ‘진리 정치’로의 퇴행

누구나 다 언행불일치가 있어 보통은 사돈 남 말 하듯 하지 못한다. 조 후보자는 자기가 한 말을 잊은 듯이 행동하거나 자기가 한 일을 잊은 듯이 비판할 때가 종종 있다. 특목고가 목적대로 운영되지 않는다고 비판하면서 자녀를 외고에 보내 의대까지 진학시키고, 장학금은 경제 중심으로 지급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의 자녀는 장학금을 연거푸 받도록 한다. 자신 속의 모순을 인정하기를 거부하다 보면 억압된 충동이 무의식으로 침잠해 있다가 타인에게서 같은 모순을 발견할 때 자신도 모르게 강한 반감으로 나타나는 법이다.
오프라인에서의 예의 바른 조국과 온라인에서 거친 말을 쏟아내는 조국은 마치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같이 괴리가 커 때로 두 명의 조국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를 실제 만나 보면 잘생긴 데다 너무 예의가 발라서 오히려 상대방을 부담스럽게 만들 정도라고 한다. 그런 사람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는 학자적 비판이 필요한 대목에서 ‘구역질 난다’는 표현을 서슴없이 쓰고, 사과하는 사람을 향해 “파리가 앞발을 비빌 때는 이놈을 때려잡아야 할 때다. 퍽∼”이라며 가학 성향의 청소년 같은 발언을 쏟아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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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견 조 후보자가 거의 성인(聖人)에 가까운 정신 상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이 그에게 무슨 짐을 지운 적이 없다. 국민의 다수는 오히려 그에게 짐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다만 그 스스로 자신은 진리의 편에 있고 진리의 편이 자신에게 지운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진리가 아닌 편에 선 사람들이 자신과 가족에게 가하는 고통을 참고 가는 수밖에 없다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진리의 편과 아닌 편을 구별하는 이분법은 마르크스-레닌주의 이래 이른바 ‘진리의 정치’를 관통하는 사고방식이다. 이것은 과거 절대 종교와 싸우면서 내 편과 네 편 사이의 토론과 합의를 존중하는 전통을 세운 민주주의적 사고로부터 유사종교적 사고로 후퇴하는 일종의 퇴행이다. 조 후보자가 버틸 수 없을 지경에 왔다고 여겨지는데도 버티고 있는 것은 이런 의식의 퇴행이란 측면에서 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들다. 공지영 안도현 이외수 등 그나마 문학을 했다는 자들이 보여주는 유아기적 패거리 의식도 마찬가지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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