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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김정은의 “미친개” 對美 도발, 한반도 긴장 고조되나

입력 2015-02-02 00:00업데이트 2015-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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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정은이 미국에 대해 “미친개들과는 더는 마주 앉을 용의가 없다”며 “역사가 일찍이 알지 못하는 가장 무서운 참변을 악의 총본산인 미국 본토에서 당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미국의 항공모함을 전투 비행대와 잠수함 부대로 타격하는 훈련을 직접 지휘하면서 이례적으로 한 말이다. 북의 최고지도자가 이렇게 강한 언행을 보이는 것을 내부 결속용으로 가볍게 넘길 순 없다. ‘강(强) 대 강(强)’ 구도로 치닫는 북-미 관계의 불똥이 우발적 무력충돌로 비화할 수도 있는 만큼, 우리 군도 경계를 바짝 강화할 필요가 있다.

북의 거친 행보는 미국의 강경한 대북 제재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최근 유튜브 회견에서 “시간이 지나면 (잔혹하고 폭압적인) 북한 정권이 무너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피해가 우려돼 군사적 해결책은 답이 아니라면서도 앞으로 북에 대한 압박을 계속 더해갈 것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면 핵 실험을 임시 중단하겠다는 북의 제안을 거부한 바 있다. 물론 김정은이 미국에 대한 불만 표출을 극대화함으로써 유화적 조치를 이끌어 내려는 속셈일 수도 있다. 북이 아무리 핵과 장거리 미사일이 있다 해도 미국과 정면충돌하는 것이 자멸임을 모르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작년 봄처럼 키리졸브 한미 연합 군사연습을 전후해 격렬하게 반발하며 4차 핵실험 등 도발의 강도를 높일 개연성은 얼마든지 있다. 중국은 2013년 장성택 처형 이후 중단했던 대북 항공유 지원을 작년 말 재개해 한꺼번에 8만 t을 제공했다고 한다. 러시아는 올해 북과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변화가 북의 모험주의 노선을 부채질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국 정부가 작년 말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명의로 “당국 간 회담을 열자”며 북에 제안했던 ‘1월 시한’이 북의 응답 없이 지나갔다. 이런 상황에선 정부가 미국과 엇박자가 나지 않도록 대북 접근 방식과 속도를 놓고 긴밀히 공조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무엇보다 기강 해이로 국민의 걱정만 끼치는 군이 국방에 허점을 보이지 않도록 다잡아야 한다. 통일대박의 꿈도 튼튼한 안보 위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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