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황옥성]아베의 ‘위안부 거짓말’, 내가 증인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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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22년생(92세)으로 충청도 조치원 근처의 ‘전의’라는 곳이 고향이다. 내가 어릴 적 학교에 들어갔을 때는 일본 전통 기모노를 입은 사람이 교실에 칼을 차고 들어왔다. ‘일본어를 쓰지 않으면 맞는다’고 했다. 아이들은 혼날까봐 두려워했다. 나중에는 일본 이름으로 바꾸라고 강요당했다. 아직도 나는 그때 일본인 교사와 찍은 사진을 갖고 있다. 사진을 볼 때마다 그 시절의 아픔이 떠오른다.

일본은 ‘대동아전쟁’이라는 이름하에 젊은 남자만 보면 전쟁터로 데려가려고 했다. 동네 형들은 끌려가는 것만은 피하고자 숨어 지내기도 했다. 여자들은 14세만 돼도 부모가 빨리 결혼을 시키려고 했다. 결혼이라도 해야 위안부로 끌려가는 걸 피할 수 있어서다.

나는 이 모든 것을 똑똑히 기억한다. 그러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오늘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 사람을 강제 동원한 적이 없다고 말이다.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치인들이 고노 담화 재검증에 나서는 등 위안부 강제 연행을 부정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를 규탄하기 위해 나는 일본의 왕과 일본 주요 신문사에 일본의 뻔뻔함을 규탄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당시 강제로 배운 일본어가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어 일본어로 보냈는데,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편지가 수신되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부디 그들이 진중하게 읽고, 역사를 잊지 않길 바란다.

황옥성 경기 하남시
#위안부#일본#아베 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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