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용 기자의 죽을 때까지 월급받고 싶다]<7>새해 재테크 한번 해보겠다는 분들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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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용 기자
홍수용 기자
결론부터 말하면, 새해 세운 장밋빛 재테크 결심은 보통 실패한다. 나의 재테크 태도를 점검하지 않고 목표부터 덥석 세우기 때문이다. 월 400만 원 벌어 500만 원 쓰는 생활습관에 빠져 있는 사람이 갑자기 ‘매달 200만 원 저축’을 결심하는 것은 하루 담배 2갑을 20년 동안 피우던 골초가 당장 금연하겠다는 것보다 더 비현실적인 계획이다.

재테크를 하려면 긍정적인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금연에 실패하는 사람을 자세히 보면 불만이 많아 항상 울화가 쌓여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언제든 계기만 오면 담뱃불을 붙일 태세다.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으면 도무지 시작을 할 수 없을뿐더러 어렵게 시작한 계획도 금세 포기하려는 경향이 있다. 야심차게 저축을 시작했다가도 ‘고작 연 4% 이자로 언제 돈을 모으겠어?’ ‘저 친구는 운이 좋아 대박이 났는데 난 이 꼴이 뭐야?’ 하는 자괴감에 쉽게 빠지기 때문이다.

긍정적 태도를 갖기엔 지금 처지가 너무 암울하다는 분께 위로를 드린다는 의미로 중국 송나라 학자 정이의 말을 들려드리고 싶다. 그는 ‘부모 잘 만나고, 타고난 재주가 뛰어나고, 어려서 출세하는 것’을 인생의 세 가지 불행이라고 했다. 그런 사람들은 오히려 교만해지기 쉽고 역경을 극복할 힘이 없어 큰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본의 전기전자업체 ‘내쇼날’의 창업자인 마쓰시다 고노스케 회장도 같은 취지의 말을 했다. 하긴, 금숟가락을 물고 태어났다면 재테크가 왜 필요하겠는가. 실패에서 배우고 자신의 불운을 이용하라.

재테크에 필요한 또 다른 태도는 ‘과거에 매달리지 말라’이다. 옛날에 주식으로 수억, 수십억 원을 번 적이 있다는 무용담을 늘어놓는 사람 중에 현재 시점에서 성공한 사람이 있던가. 이런 태도는 인성의 한계를 드러낼 뿐 아니라 투자 대상의 적정 가치를 판단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내가 보유한 부동산이나 주식 가격이 10년 전에는 얼마였는데…’ 하는 생각에 매여 있다면 현재와 미래 가치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고 매매 타이밍을 놓쳐 손실이 커질 수 있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라는 것은 ‘소신에 따라 투자하라’는 말과 통한다. 자신의 투자 경로를 되돌아볼 때 꼭짓점에서 사고 바닥에서 팔았다는 생각이 든다면 과거에 연연하고 귀가 얇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스스로 확신하지 못한 채 남 말을 선뜻 받아들였거나 미래를 보지 못하고 과거 수익률만 보고 투자를 했거나 투자 상품의 본질적 가치와 상관없는 외부 요인에 따라 시장이 요동칠 때 지레 겁먹고 주식이나 부동산을 팔았을 개연성이 크다는 이야기이다.

새해 재테크 계획을 세웠다면 무엇보다 사람을 정성껏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정보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정보라고 해서 유망 주식정보 같은 걸 상상하지 마시길…. 큰 물결을 읽는 시각을 갖는 데 도움을 주는 정보를 말한다. 샐러리맨이라면 직장을 재테크의 한 축으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대인 관계를 원만히 하면서 직장생활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재테크 아닌가. 회사에서 인정받아야 투자도 가능하다. 회사에서 잘린다면 재테크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렇게 ‘재테크에 우호적인 태도’로 전환했다면 이제 본격적인 투자 준비를 할 차례다.

1단계는 우선 줄일 수 있는 것은 다 줄이라는 것이다. 이는 매달 일정하게 투자할 수 있는 자금 마련을 위한 필수적인 절차다. 예를 들어 사교육비를 줄여 여유자금 규모를 최대치로 만들어 두는 것도 중요하다.

또 단순히 금전 출납을 기록하는 가계부보다는 자산현황표와 현금흐름표를 매달 만드는 게 좋다. 자산현황표는 왼쪽 칸에 현금자산과 투자자산을 기록하고 오른쪽 칸에 장기와 단기 부채 규모를 기록해 자산과 부채 규모를 비교하는 표다. 단기부채가 자산 규모를 넘어서는 정도로 늘면 빚을 빨리 줄이는 데 힘을 집중해야 한다. 매달 작성하는 현금흐름표는 수입(왼쪽 칸)과 지출(오른쪽 칸) 항목으로 구성된다. 지출이 소득보다 많은 적자 상태라면 지출을 줄이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일반 지출용 통장과 비상용 통장을 만들라. 지출용 통장에서는 일정 금액을 떼어 적립식펀드, 연금저축 상품, 정기적금 등에 자동 이체되도록 설정해둬야 한다. 특히 3월부터는 연간 총 급여 5000만 원 이하인 근로자가 5년 이상 가입할 때 연간 240만 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세금 40만 원 환급 혜택)을 받는 ‘소득공제 장기펀드’가 출시되는 만큼 이런 펀드에 대한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 비상용 통장은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CMA 계좌에 통상 한 달에 드는 생활비의 1.5배 정도를 적립해두는 게 좋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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