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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일본이 두 번째 여름올림픽 성공적으로 치르려면

입력 2013-09-09 03:00업데이트 2013-09-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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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세계에서 5번째로 여름올림픽을 두 차례 이상 개최하는 국가가 됐다. 일본의 경제적 정치적 저력을 높이 평가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스페인의 마드리드와 터키의 이스탄불을 제치고 도쿄를 2020년 올림픽 개최 도시로 선정했다. 도쿄는 1964년에도 여름올림픽을 개최한 적이 있다. 1990년대 초반 ‘버블 붕괴’ 이후의 경기침체와 2011년 대지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으며 좌절을 겪은 일본엔 오랜만에 찾아온 경사다. 이웃 국가로서 박수를 보낸다.

일본이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세계는 일본의 방사능 오염을 우려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일부에서 후쿠시마 사고 때문에 걱정하지만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방사능 오염은 1, 2년 안에 사라지지 않는다. 일본은 정치적 리더십과 경제 과학기술 역량을 총동원해 세계인들이 걱정 없이 올림픽에 참가하고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할 책임이 있다.

올림픽 유치로 아베 총리의 인기는 올라가고 정치적 행보에도 더 힘이 실릴 것이다. 하지만 성공에 취해 이웃 국가를 배려하지 않고 브레이크 없는 우경화로 달려간다면 국내외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일본이 역사와 인권, 영토 문제에서 주변국과 화해를 추구하는 것이 올림픽 정신에도 부합한다.

아베 총리는 한국 중국과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아베 총리는 5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역사를 똑바로 보라”는 주문을 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 “(나치 강제수용소인) 다하우 수용소 추모관 연설을 감명 깊게 들었다”며 “일본은 역사를 바로 보면서 미래지향적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리셉션장에서 인사만 나눴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과거사 역주행으로 ‘동북아의 외톨이’ 신세를 자초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일본 극우단체 ‘재일(在日)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재특회)은 어제 도쿄 시내 한인 밀집지역인 신오쿠보(新大久保)에서 혐한(嫌韓)시위를 다시 시작했다. 올림픽 유치를 의식해 2개월 동안 잠잠하다 유치 도시가 결정되자마자 이웃 국가를 공격하는 모습은 비겁하다. 세계는 저주에 가득 찬 언어폭력을 휘두르는 비이성적인 집단의 특권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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