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50>“타인과 비교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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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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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는 ”내 경쟁상대는 유일하게 나 자신일 뿐”이라고 말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는 ”내 경쟁상대는 유일하게 나 자신일 뿐”이라고 말했다.
아레테(aret´e), 즉 탁월함을 향해 가는 길에서 사람들이 흔히 빠지는 함정이 있다. 아레테가 ‘타인과의 비교’에서 완성된다, 즉 내가 남보다 잘하는 점이 있으면 그것이 바로 나의 탁월함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레테로 가는 길에서 타인이란 스쳐 가는 풍경, 혹은 작은 장애물에 불과하다. 정작 자신이 넘어야 할 것은 따로 있다.

‘장자(莊子)’의 ‘양생주(養生主)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날 포정이라는 뛰어난 요리사가 문혜군 앞에서 소를 잡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문혜군이 그 모습을 보니 참으로 신기했다. 손을 대고, 어깨를 기울이고, 발로 짓누르고, 무릎을 구부려 칼을 부리는 솜씨가 신기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감탄하던 문혜군이 포정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그런 경지에 오를 수 있는가?”

포정이 칼을 내려놓고 대답했다.

“제가 처음 소를 잡을 때는 소가 보여서 손을 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3년이 지나자 어느새 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요즘 저는 정신으로 소를 대하지 눈으로 보지 않습니다. 눈의 작용이 멎으니 정신의 자연스러운 작용만 남습니다. 평범한 소잡이가 매달 칼을 바꾸는 것은 무리하게 뼈를 가르기 때문입니다. 뛰어난 소잡이가 1년마다 칼을 바꾸는 것은 살을 자르기 때문입니다. 제 칼은 19년 됐고 수천 마리의 소를 잡았지만 마치 방금 숫돌에 간 것 같습니다. 제 칼은 살과 뼈 사이에 있는 틈새 사이에서 움직이며 소의 몸이 생긴 그대로를 따라갑니다.”

포정이 소를 눈으로 보지 않고, 정신으로 대한다는 말은 소라는 상대적 실체를 잊어버리고 오로지 자신의 정신세계에만 몰입을 한다는 뜻이다. 스포츠 선수들은 “내 경쟁 상대는 유일하게 나 자신일 뿐”이라고 말한다. 타인과의 경쟁은 승리의 조건은 될 수 있지만 탁월함의 조건이 되기엔 부족하다.

진정한 아레테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타인과의 비교라는 함정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만을 비교의 대상으로 삼고 오로지 그것을 넘어서려고 노력하라. 몽골 제국을 건설한 제왕 칭기즈칸은 이렇게 말했다. “나를 극복하는 그 순간 나는 칭기즈칸이 됐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
#고전#투자#아레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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