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51>풍랑이 불어야 알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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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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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풍랑이 닥쳐야만 스스로에게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인생에 풍랑이 닥쳐야만 스스로에게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사람은 안정과 균형을 지향하며 인생의 풍랑이 유발하는 불안정함과 고통을 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때로는 격한 풍랑이 불어야만 알 수 있는 것도 있다.

전한(前漢) 말기(서기 8년경) 왕망은 한 왕조로부터 황제의 권위를 빼앗아 신나라를 세웠다. 하지만 초심을 잃은 왕망은 폭정을 시작했고 백성들은 또다시 고통의 늪에 빠졌다. 그러자 왕망의 먼 친척인 유수가 군사를 모아 반란을 일으켰다. 성을 향해 진군을 하던 중 왕패라는 자가 나타나 군사가 되기를 자청했다. 이를 흔쾌히 허락한 유수는 왕망의 40만 대군에 맞서 승리했고 경시제(更始帝)를 새로운 황제로 옹립했다. 하지만 경시제 역시 세월이 흐르자 권력의 단맛에 빠져들어 유수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신변의 위협을 느낀 유수는 하북 지방을 평정하고 오겠다는 핑계를 대고 성을 떠났다. 유수가 떠나려고 하니 왕패는 물론이고 수많은 장수가 따라나섰다.

하지만 행군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탈자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유수가 군대를 돌아봤더니 낯익은 얼굴들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러나 왕패만큼은 변함없이 그를 따랐다. 유수가 왕패를 보고 말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나를 알아주고 이곳까지 따라오는 사람은 자네뿐이군. 세찬 바람이 불어야 강한 풀을 알 수 있다고 하더니만!” 이후 유수는 다른 누구보다 왕패를 굳건히 믿었고 왕패는 자신의 목숨을 돌보지 않고 유수를 도왔다. 이 덕분에 유수는 후한의 황제에 오를 수 있었다.

인생에 격한 풍랑이 불기를 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풍랑이 불어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바로 자신에게 가장 중요하고 믿을 수 있는 것들이 가진 보석 같은 가치다. 유수는 자신의 인생에 불어닥친 풍랑 속에서 왕패라는 소중한 인재를 얻었고, 그를 옆에 두면서 자신의 앞길을 훌륭하게 개척해나갈 수 있었다. 지금 불안하고 고통스럽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무엇을 잃어버린다는 건 또 다른 무엇을 얻는다는 걸 의미한다. 지금의 고난은 당신이 가진 원석을 ‘빛나는 보석’으로 만들어주는 과정이 될 것이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
#고전#투자#풍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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