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토머스 프리드먼]냉전후 ‘세대의 충돌’이 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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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나는 ‘채무 드라마’를 보기 위해 워싱턴에 머무르는 대신에 그리스에 있는 것을 택했다. 글로벌 채무 비극을 그리스에서 더 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비극의 내용은 국제평화기금의 데이비드 로스코프 연구원이 말한 대로다. “냉전이 끝났을 때 우리는 문명의 충돌이 올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세대의 충돌이 왔다.”

유럽과 미국의 위기를 통괄하는 하나의 정서가 있다면 그것은 “베이비 부머들이 나쁘게 행동했다”는 강한 의식이다. 지난 50년 동안 어른이었던 나의 세대는 부모로부터 받은 믿을 수 없는 은혜와 자유를 기억할 것이다. 또 자신들의 자식들에게 남겨 놓은 믿을 수 없는 채무부담과 억제를 기억할 것이다.

테오도로스 팡갈로스 부총리가 1981년 이후 그리스의 ‘신용 잔치’를 부추긴 유럽연합(EU)의 대출금과 보조금을 언급하며 “우리 모두가 그것을 먹어치웠다”고 말했을 때 그리스 젊은이들이 매우 거칠게 반응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지금 50대와 60대인 그리스의 베이비 부머 세대와 베이비 부머 정치인들이 그렇게 한 것은 사실이다. 오늘날 성인이 된 세대들은 한 조각도 먹지 못했다. 그들은 단지 계산서만 받을 것이다. 그들도 그것을 안다.

젊은이들이 매일 저녁 모여 위기에 대해 토론하는 아테네 도심의 신타그마 광장 주위를 걸으면 그것을 볼 수 있다. 한 사람은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총리의 사진을 들고 “올해의 국제통화기금(IMF) 직원”이라고 말한다. 또 다른 사람은 기오르고스 파파콘스탄티누 전 재무장관의 사진을 들고 “올해의 골드만삭스 직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바로 옆에는 “아버지, 그들이 우리나라를 팔 때 당신은 어느 편에 있었습니까?”라고 적힌 아기의 사진이 있다. 더 솔직한 표현도 있다. “분노하라” “계급 전쟁, 국가 간 전쟁이 아닌” “생존이 아닌 삶”. 다음 10년 동안 그리스 젊은이들에게 일어날 것을 예시하는 것으로 가득 찬 메시지들이다.

2월 이집트 카이로 시내 타흐리르 광장에서 들었던 것과 오늘 신타그마 광장에서 듣는 것에는 커다란 유사점이 있다. ‘정의’라는 말이다. ‘자유’보다 더 많이 듣는다. 지난 10년 동안 자본주의가 이집트와 그리스에서 보여준 방식은 부정하고 부패로 뒤틀렸다.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이 단지 권력과 가깝다는 이유로 거대한 부를 얻는 식이다. 그래서 자유가 아닌 정의에 대한 갈망이 있다.

그리스와 미국 사이에는 또 다른 유사점이 있다. 필요한 수단을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트위터 시대에 베이비 부머 정치인들은 이 큰 문제를 대처하는 데 맞지 않을 것이다. 구덩이는 너무 깊고 권력은 너무 분열돼 있다. 벗어나는 방법은 집단행동이다. 여당과 야당이 힘을 합치고, 고통을 분담하고, 필요한 조치들을 취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여기서도 워싱턴에서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숨은 어른이 있다. 중국은 수출시장인 스페인과 포르투갈, 그리스를 안정시키기 위해 이들 나라의 채권을 샀다. 이것은 미국이 해왔지만 더는 할 수 없는 역할이다. “우리는 미국이 유럽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이끄는 것에 너무 익숙해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같은 배에 탔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고 그리스의 금융자산 관리자인 바실리스 카라트자스가 말했다.

우리는 미래를 위한 삭감, 세금, 투자 등을 요구하지만 우리나라를 더 지속할 수 있는 성장 가도에 올려놓거나, 아니면 민주국가들이 줄어들고 있는 파이를 놓고 서로 맞서 싸우게 되는 세계를 봐야 할 것이다.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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