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의 마약-위폐, 한중 공조 강화해 잡아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6일 03시 00분


중국이 한국과 수사 공조를 통해 지난해 북한산 마약 6000만 달러(약 645억 원)어치를 압수했다. 올 2월에는 중국의 대표적 폭력조직인 흑사회가 북한산으로 추정되는 히로뽕을 한국 폭력조직을 통해 유통시키다 우리 검찰에 적발됐다. 압수된 히로뽕은 시가 198억 원어치로 19만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북한산 마약은 중국 한국 외에 일본에도 흘러들어가고 있다.

북한산 마약은 주로 북한과 인접한 중국의 동북 3성(省) 지역을 통해 유입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압수된 마약은 민간 차원에서 제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최상급이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일반인이 당국 몰래 엄청난 양의 최상급 마약을 제조해 밀매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북한 노동당과 군, 내각의 고위관료 자제들로 구성된 ‘봉화조’가 마약 밀매와 위조지폐 유통 등으로 부(富)를 축적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북한이 마약 밀매와 위조지폐 및 가짜담배 유통으로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는 것은 국제사회에 오래 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 국무부가 3월 발표한 ‘2011 국제마약통제전략보고서’는 “단둥 옌지 창춘 등 북-중 접경지대에서 중국 범죄조직과 북한의 밀거래자 간에 히로뽕 밀매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2010년 미국 의회조사국(CRS)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마약 밀매로 연간 1억∼2억 달러, 가짜담배 유통으로 1억∼1억6000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북한은 위조지폐를 제조해 유통시키다 미국의 제재를 받은 적도 있다.

북한산 마약의 밀매가 지난해부터 더 극성을 부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천안함 폭침에 따른 한국과 미국의 대북(對北)제재 조치 강화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북은 두 차례의 핵실험으로 광범위한 국제적 제재까지 받고 있다. 무기 수출로 벌어들이던 돈줄이 막히자 우회로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중국 수사당국은 비밀리에 공조해 북한산 마약 단속에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다. 19세기 아편전쟁의 아픔을 겪었던 중국으로서는 마약 문제만은 묵과할 수 없을 것이다. 중국을 통한 마약 거래에는 한국인도 연관돼 있다. 마약과 위조지폐 그리고 가짜 담배는 중국인과 한국인의 건강을 좀먹고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방해하는 암적 존재다. 북한의 국가범죄에 대한 한중의 공조수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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