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승일] 지능형 전력망이 가져다 줄 녹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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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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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그린 유토피아를 꿈꾸며 녹색성장의 국가대계를 발표한 지 벌써 1년이 넘게 지났다.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여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려고 하는 시도가 녹색성장 정책의 핵심이다. 이러한 일은 새로운 국가 인프라 설비를 필요로 한다. 고속전철이 달리기 위해 고속철도가 필요하듯이 녹색성장을 위해 스마트그리드가 필요하다.

지능형 전력망이라고도 불리는 스마트그리드는 전력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하여 국민이 효율적으로 전기를 사용하도록 만들어 에너지 이용 효율을 극대화하고 풍력이나 태양광 에너지와 같은 신재생에너지도 대규모로 이용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한다. 한편 전기자동차 충전설비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어 온실가스 배출 억제와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밑바탕을 제공한다. 이러한 때에 한국전력이 스마트그리드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중요 핵심 기술을 개발하여 제주시 구좌읍의 실증단지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일은 매우 고무적이다. 실시간으로 송전선로의 상태를 진단하는 지능형 송전 시스템 기술, 전력망의 사고를 예측하는 능동형 텔레메트릭스 기술, 광통신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디지털 변전 시스템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기술이다. 한국이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전력망 운영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을 융·복합하여 세계 시장이 원하는 스마트그리드 기술에 한발 접근했다고 생각한다.

한국전력은 이러한 기술을 밑바탕으로 세계 어느 나라보다 우수한 스마트그리드를 설치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뿐 아니라 해외에 수출하여 새로운 경제 성장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해외 시장을 개척하려면 시장 경쟁력을 갖춘 고부가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스마트그리드 기술은 다양한 분야를 포함한 종합기술로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역할 또한 지대하다. 한국전력이 중소기업과 상생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해외 수출을 위한 전담조직을 만들어 실력 있는 중소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려는 일은 매우 의미 있다. 이를 통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력을 갖춘 많은 중소기업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문승일 서울대 교수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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