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토머스 프리드먼]美전기차 시장, 中에 안방 내줄라

동아일보 입력 2010-09-28 03:00수정 2010-09-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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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달 탐사선(moon shot)을 쏘고 있다. 내가 여기서 말하는 ‘달 탐사선’은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들고 25년의 시간이 걸리며 게임을 바꾸는 대규모 투자를 의미한다. 중국은 적어도 4개의 달 탐사선을 쏜다. 하나는 초현대식 공항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고, 둘째는 주요 도시를 고속열차로 연결하는 것이다. 셋째는 바이오과학. 베이징유전학연구소는 올해 미국에 유전자(DNA) 염기서열분석장치 128개를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베이징은 전기차 산업의 육성을 위해 150억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걱정 마시길. 미국에도 이런 투자가 없는 건 아니다. 아프가니스탄의 복구다. 물론 이런 비교는 좋지 않다. 얼마 전 워싱턴 내셔널스팀의 야구 경기를 보러 갔다. 핫도그(소시지를 끼운 빵) 사는 줄에 서서 뒷사람들의 대화를 우연히 들었다. 한 거대 국영기업의 경영컨설턴트라는 사람이 친구에게 “국토안보부를 상대로 상품 광고하는 것이 내 일”이라고 말했을 때 “테러 위협을 연구해 미국 정부에 파는 것이 지금 이 나라의 산업인가”라고 난 혼자 되물었다. 미국은 안보와 번영 사이의 균형을 잡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경쟁상대는 중국이지 알카에다가 아니다. 전기차 얘기로 돌아가자.

전기차 산업은 3가지 이유로 중요하다고 글로벌 전기차 회사 베터플레이스의 샤이 아가시 최고경영자(CEO)가 말했다. 우선 자동차산업은 미국 중산층의 (경제적) 토대다. 둘째, 유가는 올라가고 배터리 가격은 떨어지는 시대에 전기로 휘발유를 대체하면 큰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고 원유의 수입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셋째, 전기차는 전력전기공학 기술과 소프트웨어의 총합이다. 아가시 씨는 “전기차에서 파생될 응용산업을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그건 정력제를 먹은 아이폰(iPhone on steroids)이나 다름없다.

전기차 시장을 키우는 유럽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7달러나 한다. 중국에서는 5달러이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전기차 산업의 지원을 지시했다. 그러나 꼭 필요한 한 가지를 하지 않는다. 휘발유세의 인상이다. 가격이 중요하다. 전기차와 관련한 무어의 법칙―전기차 배터리의 마일당 비용은 18개월마다 절반으로 떨어진다―으로 배터리 가격은 계속 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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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톈진 코다 자동차배터리 공장을 2주 전 방문했다. 미국 기술개발자와 투자가, 중국 리셴 배터리사와 해양석유총공사가 합작해 만든 공장이다. 그렇다. 지금 중국의 정유회사는 배터리를 개발해 수익을 얻고 있다. 과거 미국 경제의 주축은 미국 석유로 움직이는 미국 자동차의 생산이었다. 최근 수십 년간 그 산업은 외국 석유로 움직이는 외제차 생산으로 대체됐다. 코다의 케빈 칭거 CEO는 “우리가 차 한 대를 살 때마다 빌린 돈으로 차 값을 지불하고 외국산 에너지로 차를 굴리면서 1만5000달러의 자본금을 수출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자동차는 중산층을 형성하던 기계에서 중산층을 파괴하는 기계로 변했다.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이 이 추세를 뒤집을 수 있다.

내년에 코다의 전기차 1만4000대가 캘리포니아 주를 누빈다. 코다는 중국산 배터리와 미국 시스템가전의 결합이다. 우리가 지금 소비자에게 전기차를 구입할 수 있는 시장 인센티브를 만들고 곳곳에 충전 인프라를 만든다면 양국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큰 투자가 될 것이다. 그러나 중국만이 그런 길로 나아간다면 그때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유를 수입하듯 중국에서 전기차를 수입하는 신세가 될 것이다.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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