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아차 무파업 타결, 타임오프 정착 청신호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02 03:00수정 2010-09-0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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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오프(노조전임자 유급 근로시간 면제)제도 시행을 놓고 대립했던 기아자동차 노사가 그제 회사 측에서 급여를 주는 노조 전임자 수를 대폭 줄이기로 잠정 합의했다. 노사는 개정 노조법에 따라 234명인 전임자를 21명으로 줄이고 노조 전임수당도 없애기로 했다. 기아차는 올해 노사관계의 최대 현안인 타임오프제의 정착을 가늠하는 시금석이었다. 기아차의 임금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노사 현장에서 타임오프제가 자리 잡는 데 청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하지 않는 근로자에게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향한 큰 발걸음이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19년 동안 한 해도 빠짐없이 파업을 거쳐 임금협상을 타결지었다. 진작 버렸어야 할 낡은 관행이 이제야 깨진 것이다. 기아차와 같은 계열사인 현대자동차 노조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미 파업 없이 임금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국내 완성차 5개 회사 기준으로 1987년 이후 24년 만에 처음 무파업의 해를 맞게 됐다. 국내 자동차회사들이 세계시장에서 더욱 약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아차 직원과 가족들은 올해 파업으로 인한 임금 손실이 없을 뿐 아니라 회사로부터 다른 혜택을 더 따내 작년에 비해 직원당 평균 2000만 원 안팎의 연봉을 더 받게 된다. 매년 기아차가 파업하면 일손을 놓아야 했던 협력업체들도 올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협력업체들은 부도 위기를 겪기 일쑤였고 협력업체 직원들은 일자리를 걱정하는 처지였다.

19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파업을 한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 한때 세계 최대의 자동차 회사였던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는 강성 노조의 빈번한 파업과 과도한 복지 혜택에 따른 재정 부담으로 결국 파산하고 정부에 손을 내밀어 국민 세금의 지원을 받아야 했다. 기아차 노조가 19년 연속 파업을 했는데도 회사가 버틴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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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죽어 넘어지는데 노동조합과 근로자만 살아남을 수는 없다. 기아차 노사는 이번 무파업 임금협상 타결을 계기로 노사관계를 한층 선진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회사를 살리고 근로자가 사는 길이다. 이번 무파업 타결을 계기로 현대·기아차 노조가 민노총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산업평화가 이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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