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류강선]정부 지원 ‘영농 코디’로 실버귀농을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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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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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농업과 농촌의 어려움은 누구나 다 안다. 특히 앞으로 농업과 농촌을 누가 맡아서 지켜 나갈지를 생각하면 더욱 걱정스럽다. 아직은 고령이지만 묵묵히 지키는 노인들이 떠나고 나면 누가 이어 받을 것인가. 통계상으로 보면 농가인구나 농가 수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지는 않지만 농업의 후계구도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농가인구는 1970년에는 1442만 명, 2000년에는 403만 명, 2005년에는 343만 명으로 크게 줄었다. 농가 수 역시 1970년에는 248만 호에서 2000년에는 138만 호, 2008년에는 121만 호로 줄었다. 농가 수와 농가인구의 감소보다 인구의 분포가 큰 문제이다. 농가인구 중 60세 이상은 약 60%, 65세 이상은 약 30%다. 농업의 후계자 문제를 비롯하여 노동력 부족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농촌은 젊은 세대가 살아가기에는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크게 소득이 낮다. 물론 일부 앞서가는 농가는 도시민 못지않게 큰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제는 농업 농촌에 조금이라도 더 젊은 세대를 영입해야 희망이 있다. 예전에는 어려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농사를 하면 한 세대를 30년으로 보았다. 이제는 15년의 반 세대 주기로 영농후계구도를 생각하고 도시에서 50대의 조기 퇴직자를 유치하여 적어도 15년 이상 영농에 종사하게 한다면 농촌에도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고 조기 퇴직자도 제2의 삶과 전원생활의 여유를 갖게 될 것이다.

젊어서는 도시에서 경제발전의 역군으로 최선을 다하고 퇴직 후에는 전원생활을 하면서 농업과 농촌을 지키는 일꾼으로 일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물론 도시 은퇴자가 농업의 전문가도, 기술자도 아니지만 이들에게 영농기술을 체계적으로 지도한다면 이른 시간 안에 전문 영농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도시인의 60%가 은퇴 후 농촌에서 살기를 원한다.

도시 은퇴자는 농산물 생산기술보다 유통 가공분야에 대해 기존 농업인보다 많은 식견을 갖고 있다. 외국어 실력이나 컴퓨터 실력 등 새로운 아이디어를 농업현장에 접목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도시 은퇴자가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영농기술이다. 봄에는 무엇을 심고 수확 후에는 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이에 대해 전문 영농코디가 컨설팅을 해야 한다. 돈을 벌어주는 재테크 컨설팅처럼 영농 컨설팅이 수지를 맞춰줘야 귀농의 두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

영농컨설팅회사에서는 귀농 희망자가 원하는 모든 조건에 알맞은 영농 컨설팅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희망하는 지역과 소득 및 작목에 대해 조언을 해주면 좀 더 이른 시간 안에 전문 영농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영농코디는 국가에서 지원해야 한다. 농업분야에서 퇴직한 사람을 별도로 구성하여 운영한다면 재정적으로도 큰 부담이 없다고 본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도시 은퇴자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여 더 많은 사람이 자기 고장으로 오도록 해야 한다. 물론 도시 은퇴자의 유치로만 그치지 말고 책임 있는 고객관리와 끝없는 사후관리가 보장돼야 한다. 귀농에 대한 두려움이 해소되면 좀 더 많은 도시 은퇴자가 농촌을 찾아 농업과 농촌에 새로운 활로를 열고 미래의 희망을 가져다주리라 생각한다.

류강선 농촌진흥청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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