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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12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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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탈당파 의원들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각 세우기'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이틀간 경기도 용인에서 탈당파 의원 23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통합신당모임' 워크숍에서는 노 대통령에 대한 갖가지 비판이 백가쟁명(百家爭鳴)식으로 쏟아졌습니다.
이강래 의원은 "노 대통령은 훌륭한 대통령 후보감이지만 훌륭한 대통령인가에는 자질문제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6년, 장관 8개월이 전부여서 국정경험의 미숙함을 보였고, 상식과 거리가 먼 언행을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우제창 의원은 "대통령이 잘못해서 개혁과 민주의 자산을 다 팔아먹었다", 전병헌 의원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이해를 구하려 하면 (대통령의) 큰 소리 한방이 모든 것을 날려 버렸다"고 공격했습니다. 양형일 의원은 2004년 총선 직후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과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한 일을 두고 "노래를 부르면서도 이건 아닌 데라는 생각을 했다. 용기없이 따랐던 자신을 탓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불과 한 주일 전 열린우리당을 집단탈당하면서 "임기 말까지 대통령을 돕겠다"고 말했던 것과는 180도 표변한 태도입니다. 집단 탈당에 대해 '협의이혼'이니 '야반도주'니 하는 비판이 일자 이를 차단하고 열린우리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탈당파 의원들은 대부분 현 정권의 집권과정에서부터 중요한 자리를 맡았던 사람들입니다. 이강래 의원은 2002년 대선당시 정몽준 의원과의 단일화협상의 주역을 맡았던 인물이며 탈당파의 리더인 김한길 전 원내대표는 노 당선자의 기획특보, 강봉균 의원은 정책위의장, 이종걸 의원은 대선기획단 위원을 지냈습니다. 노 대통령의 실정의 공범자들인 것입니다.
심지어 2004년 국가보안법 개폐논란이 당내에서 일었을 때는 상당수가 개정보완을 지지하다가 "국보법은 칼집에 넣어 박물관에 보내야 한다"고 노 대통령이 한마디 하자 우르르 폐지찬성 쪽에 몰려갔던 전력도 있습니다.
책임있는 자리에 있을 때 민심을 제대로 수렴해 대통령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외면한 채 '대통령 심기 살피기'에 여념이 없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신장개업을 위해 차별화에 나선들, 국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까요.
이들은 오늘 교섭단체 등록을 마친 뒤 5월 중 신당창당을 할 계획입니다. 벌써 정치권 바깥의 사람들을 당의 간판으로 영입하려는 교섭작업도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탈당파 의원들에게 국민들이 돌려줄 말은 이 말 뿐입니다. "또 속을 줄 아나. 노 대통령을 비판하기 전에 너나 잘 하세요"
지금까지 열린우리당 탈당파의원들의 차별화행보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동관 논설위원 dk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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