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조리사들 불우어린이에 잔치 마련

  • 입력 2001년 9월 27일 18시 58분


27일 오후 2시반 인천 계양구 계산 2동에 있는 해인교회 부설 실직·노숙자 쉼터인 ‘내일을 여는 집’. 정통 조리사 복장을 한 조리사 4명이 돼지고기를 다지고 야채를 볶는 통에 중국 음식 냄새가 진하게 풍겼다.

아시아나항공 소속 조리사들이 불우 어린이들에게 비행기 기내식으로 나오는 자장면과 탕수육을 맛보여 주려고 추석을 앞두고 결식 아동 25명과 노숙자 자녀 20명에게 ‘작은 한가위 잔치’를 마련한 것이다. 잔치 비용은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담당 부서인 케이터링사업팀 소속 임직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 100여만원으로 충당했다.

조리사들은 송편을 빠뜨리지 않았으며 이달에 생일을 맞은 어린이들을 위한 축하 잔치도 열어줬다.

박지영 어린이(7)는 “낯설지만 아빠 엄마처럼 생각되는 아저씨 아줌마들이 손수 만들어준 맛난 음식과 선물로 하루 종일 즐거웠다”며 좋아했다.

조리사 임희빈(任熙彬·33·여)씨는 “이제 네살난 아들의 장래를 생각하면 오늘 만남의 자리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면서 “기뻐하는 어린이들을 보니 마음이 뿌듯했다”고 말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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