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보도 癌투병 한상인씨 끝내 세상과 영원한 이별

  • 입력 2001년 7월 26일 18시 41분


“매일 밤 잠들면서 손가락을 걸며 내일 꼭 다시 보자는 약속을 했는데….”

5년째 암과의 사투를 벌여온 한상인씨가 25일 오전 5시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강남성모병원 중환자실에서 끝내 숨을 거뒀다.

한씨는 수술로 약간 남았던 폐마저 암이 재발, 최근 통증이 심해지자 18일 마음의 안정을 얻고 싶다고 해 호스피스가 있는 강남성모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사망했다.

“동아일보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관심으로 아들이 마지막까지 편하게 숨을 쉬다 세상을 떠났다”는 어머니 김영숙씨(48·인천 부평구 삼전동)는 애써 감사의 웃음을 지으려했지만 결국 솟아나오는 눈물을 막진 못했다. 김씨는 “상인이가 자신의 죽음을 예견이라도 하듯 24일 밤 잠들기 전에 ‘마음이 아주 편하다’며 ‘여러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여러번 했다”고 전했다.

한씨의 형 상혁씨(24)는 “동생이 암 재발 사실을 알고 한동안 실의에 빠지기도 했지만 전국 곳곳에서 답지하는 격려의 편지들과 모금에 점차 힘을 냈다”며 “숨 거두기 사흘 전까지만 해도 불우한 사람들을 위해 희망을 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며 틈틈이 영화관련 서적을 읽었다”고 말했다.

7월초부터 일주일에 한번꼴로 한씨의 병실을 찾아 말동무가 돼왔던 봉사단체 ‘지구인 봉사단’의 임은진씨(27·여)는 25일 밤 강남성모병원 영안실에서 “찾아갈 때마다 항상 환한 미소만 보여 상인이의 상태가 그렇게 안좋은 줄은 몰랐다”면서 “그 미소가 상대에 대한 속깊은 배려였음을 이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씨는 26일 화장 후 경기 고양시 용미리 제2추모공원 납골당에 안치됐다.

<김창원기자>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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